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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병문안

배달원이 머리를 빼꼼 내밀었고 그 손에는 정교한 음식 상자가 들려 있었다. “실례지만 임가윤 씨 병실 맞나요? 문태오 씨가 임가윤 씨를 위해 주문하신 새우죽입니다.” 임가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가져다 버려요.” 배달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죽은 엄청 비싼 죽이에요. 이대로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데... 임가윤은 기가 찼다. 아무리 비싸도 해산물죽이 얼마나 비싸겠는가? 그리고 화상이 채 낫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산물죽을 먹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문태오가 이런 걸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일부러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배달원을 향해 말했다. “그럼 그쪽이 먹어요. 다음부터는 배달오지 말아요.” 배달원이 막 떠나자마자 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임가윤은 배달원이 다시 온 줄 알고 짜증스러운 얼굴로 문을 쳐다보았다. “말했잖아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밖에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장님, 저희 들어가도 됩니까? 병문안 왔습니다.” 임가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서지강이 일어나서 문을 열자 일상복 차림에도 건장한 몸매를 감추지 못하는 남자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다. 사람들 손에는 우유와 과일 그리고 건강식품이 들려 있었고 크지 않은 병실을 가득 채웠다. 맨 앞에 서 있던 젊은 남자가 임가윤에게 달려들어 갑자기 허리를 숙였다. “형수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제 전화를 받은 사람은 저였습니다. 전 정말 형수님인 줄 몰랐어요. 최근에 장난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제가 오해한 것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는 손에 든 우유와 건강식품들을 앞으로 내밀며 크게 말했다. “이건 제 마음입니다.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임가윤이 말을 하기도 전에 뒤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형수님, 제 것도 받아주시죠.” “형수님, 이건 저희 어머니가 꼭 가져다주라고 한 유기농 계란입니다. 몸에 제일 좋은 거라고 했습니다.” “이건 제가 직접 과수원에 가서 따온 과일입니다.” 갑자기 짙은 눈썹과 큰 눈을 가진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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