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핑크 다이아몬드 팔찌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힐끗 곁눈질만 했다.
“돌아서 봐요.”
임가윤은 마음이 조급했다. 그러나 그는 그 말을 듣지 못한 듯 물티슈를 그녀 앞에 내밀었다.
“닦아. 약 다시 바르면 돼.”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전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옷 아래의 상처가 이미 갈라져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화재 현장에서 그가 몸으로 떨어지는 물건을 막아주었을 때, 낮은 신음을 토해내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도 그때 다친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없었고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처럼 그녀를 여러 번 안아 들었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생각에 잠겼다.
왜 그의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인지?
갑자기 병실 문이 열렸다. 서지강이 들어온 줄 알고 그녀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벌써 다 치료한 거예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그녀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지금 그녀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두 사람이었다.
문태오는 박소혜의 손을 잡은 채 다른 손에 과일 바구니를 들고는 병실을 한 바퀴 훑어보았다.
“누구한테 얘기하는 거야?”
그는 임가윤이 혼자 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간병인은? 어떻게 널 혼자 여기 둘 수가 있어?”
그의 말투는 모든 것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 남편 같았다. 임가윤은 굳은 얼굴로 차갑게 입을 열었다.
“날 위하는 척하지 마.”
박소혜가 이내 앞으로 다가와 다정하게 물었다.
“가윤아, 몸은 좀 괜찮아?”
그녀는 손에 든 도시락통을 흔들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삼계탕을 좋아한다고 태오가 그러더라. 내가 직접 끓은 거야. 이거 먹고 얼른 기운 차려. 한번 먹어봐.”
임가윤의 안색은 더 어두워졌다. 전생에서 그녀는 확실히 삼계탕을 좋아했었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자주 그녀한테 삼계탕을 끓여 주었고 문태오와 함께 밤을 보내고 나면 늘 다양한 보양식을 만들어주었었다.
그때는 바보같이 그것에 감동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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