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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불구덩이로 뛰어들다

펑! 방 문이 그의 뒤에서 세게 닫혔다. “서지훈.” 문태오는 이를 악물고 닫힌 문을 향해 소리쳤다.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해봐요.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양쪽에서 앞으로 다가와 문을 단단히 막아섰다. 비서는 천천히 소매를 정리하며 문태호를 향해 빙긋 웃었지만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다. “저희 도련님을 이렇게 화나게 한 사람은 문 대표님이 처음입니다.” “이만 돌아가시지요.” 문태오는 벽에 기댄 채 어두운 눈동자로 닫힌 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는 속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임가윤... 정말 안에 있는 거야?” 심한 결벽증과 서지훈의 스타일을 보면 자신의 개인 스위트룸에 여자를 숨기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남자의 직감으로는 그녀가 안에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설마 착각일까? 서지훈이라는 남자는 어려운 상대였다. 전생에서도 서지훈은 서씨 가문으로 돌아가 가업을 물려받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한테는 가장 골치 아픈 적이었다. 서지훈은 욕망도 없었고 아무도 그가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다. 이런 사람이 가장 무서운 사람이다. 임가윤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서지훈 같은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화나게 하기 위해 그에게 부탁하지 않고 오히려 이 남자에게 부탁하러 갔다. 문태오는 바보 같은 임가윤의 머릿속에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다. 도대체 그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태오야, 왜 그래?” 박소혜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다. 문태오는 가슴을 감싸고 있던 손을 떼며 차갑게 대답했다. “괜찮아.” “임가윤은 찾았어?” 그의 물음에 박소혜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못 찾았어. 하지만 이모가 돌아가는 것을 봤는데 이모는 전혀 가윤이를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어.” “가윤이한테 별문제 없는 것 같아. 혹시... 일부러 우리를 피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 순간, 문태오의 안색은 아까보다 더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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