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미안한 마음
잔뜩 당황한 그녀는 이불을 젖히고 고개를 숙여 자신을 살펴보았다.
“걱정하지 마.”
강보라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누군가의 함정에 빠지게 되었지만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어. 옷은 내가 갈아입힌 거야.”
그러나 임가윤은 여전히 난감함 표정을 지었다.
“보라야. 나 네 사촌 오빠한테 미안해서 어쩌지?”
결국 아무 일도 없었지만 자신이 서지훈에게 키스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 서지강한테 절대 배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은...
“그게 어떻게 네 탓이니?”
강보라가 화를 내며 말했다.
“이게 다 약을 탄 그 나쁜 놈 탓이지. 매니저가 이미 다 조사했어. 돈 많은 여자를 만나려고 했던 한 인턴이 한 짓이래. 네가 너무 예뻐서 나쁜 마음을 먹은 것 같아. 서지훈이 신사답게 널 집으로 데려다줘서 다행이야.”
임가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욕실 안의 장면은 흐리멍덩한 상태에서 꾼 꿈이었을까?
강보라는 갑자기 눈썹을 치켜올리며 다가왔다.
“그 약이 엄청 효과 세다고 하던데. 너랑 서지훈...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임가윤은 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니, 아무 일도 없었어.”
강보라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의심스러운 듯이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런데 왜 아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을 지은 건데? 우리 사촌 오빠한테 미안하다고 하면서...”
임가윤은 그녀의 시선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고개를 돌렸다.
“어찌 됐든 내가 부주의해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거잖아.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그 사람한테 미안해.”
그녀는 고개를 번쩍 들고 강보라를 쳐다보았다.
“넌 지강 씨의 여동생이잖아. 설마 나와 서지훈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거야?”
“그냥 물어본 거야.”
강보라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왜 얼굴은 빨개져? 뭔가 켕기는 게 있는 것 같은데? 너 설마... 서지훈한테 키스한 거야?”
“아니.”
임가윤은 대뜸 고함을 질렀고 강보라를 문밖으로 밀어냈다.
“얼른 가. 할 일이 있어.”
“알았어. 갈게.”
강보라는 키득키득 웃었고 떠나기 전에 고개를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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