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같은 시각 하연우는 엄청난 아우라를 내뿜고 있었다.
진한나가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고 나서야 그 기운이 조금 누그러졌다.
더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용히 진한나의 뒤에 우뚝 서 있었고 마치 절대 무너지지 않을 산과 같았다.
진한나는 경찰로부터 사건 접수 전화를 받고 나서야 몸을 돌려 턱을 치켜들었다.
아름다운 눈은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고 다소 여유로움이 흐르기도 했다.
“잘못을 저지른 건 내가 아니잖아요. 난 그 사람이랑 평범하게 연애했는데 겁먹을 게 뭐가 있겠어요?”
사진 속 그녀가 아무리 방탕해 보여도 그것 역시 고건우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수치에 시달려야 할 사람을 진한나가 아니라 그녀의 사랑을 협박의 무기로 삼은 그 남자였다.
하연우는 잠깐 흥미로운 눈빛으로 진한나를 보았다.
진한나는 하연우가 농담 몇 마디 할 줄 알았지만 뜻밖의 대답이 들려왔다.
“잘했어요.”
하연우의 목소리는 낮으면서도 힘이 있었다. 진심이 담긴 목소리였으니까.
진한나는 순간 이런 남자와 협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이때 진한나의 핸드폰이 또다시 미친 듯이 물렸고 발신자는 여전히 고건우의 새 번호였다. 진한나는 바로 스피커폰을 눌렀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고건우는 화가 치밀어 올라 마치 진한나를 잡아먹을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진한나, 미쳤어?! 당장 경찰에 연락해서 해명해. 우리가 단순히 사랑싸움한 거라고 하고 신고 취소해!”
진한나는 붉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랑싸움? 대표님,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죠. 대표님에겐 소가연이라는 약혼녀가 있다는 거 잊으셨어요? 만약 약혼녀가 이 말을 들었다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그래도 대표님이 그렇게나 나랑 커플이 되는 걸 원한다면 지금 당장 세상에 알리는 게 좋겠네요. 모든 사람들이 내가, 대명 그룹 대표와 연인 사이라는 걸 알게 되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요? 한편으로 진씨 가문 친척인 소씨 가문 딸과 결혼을 준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전 여자친구에게 집착하는지 사람들에게 전부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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