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진하나는 미소를 지으며 수표를 받아들고 책상 위에 있는 종이와 펜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거침없이 각서를 써 내려간 후 종잇장 끝에 사인까지 하고 인장도 찍었다.
이를 본 김희정은 그제야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소가연이 노크한 후 들어왔다.
“아주머니, 회사에 오셨다고 해서 제가...”
사무실 안에 진한나가 있는 걸 본 소가연은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진한나 씨?”
김희정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다정하게 소가연을 맞이하며 말했다.
“가연아, 내 가방 좀 들라고 불렀을 뿐이란다. 얼른 나가자. 나랑 같이 회사 구경 좀 하자꾸나. VR 매장에 신상도 나왔다던데 결혼 예물로 몇 개 사줄게. 거절하지 말아 주렴.”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차갑게 말했다.
“얼른 가방 들고 따라와.”
완전히 다른 태도에 소가연은 불안했던 마음이 사라지게 되었고 오히려 만족감이 밀려왔다.
“그럼 건우 씨도 부를까요? 건우 씨가 고른 걸 사고 싶어서요.”
겉으로는 순진해 보이는 소가연이었지만 진한나는 이미 이런 사람들을 8년 동안 여럿을 상대해 왔다. 그랬기에 단번에 겉모습처럼 순진하지 않다는 걸 알아챘다.
김희정은 당연히 반대할 이유가 없었던지라 웃으며 농담까지 건넸다.
“둘이 한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 너희들이 금실이 좋아 난 무척이나 흐뭇하단다.”
세 사람은 일부러 진한나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 다정하게 행동했지만 그 모습을 본 진한나는 속이 울렁거릴 만큼 역겨웠다. 사직서를 아직 내지도 않았고 굳이 그들에게 따질 마음도 없었던지라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진한나는 일을 키울 생각이 없었지만 김희정은 진한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소가연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해 볼 때 김희정은 일부러 진한나를 불렀다.
“너 같은 애는 평생 이런 걸 구경도 못 하니까 이번 기회에 눈 크게 뜨고 구경해 봐.”
소가연은 아주 친절한 척 다가와 말했다.
“한나 씨, 이렇게 완벽하게 컷팅 된 건 9등급 다이아몬드예요. 보통 해외에서만 생산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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