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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문 입구, 깔끔한 정장 차림의 하연우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서 있었다. “하연우,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비즈니스 때문에 왔어.” 무심한 그의 말 한마디에 고건우는 눈썹이 일그러졌다. 고건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하연우는 이미 문틈을 따라 안으로 들어왔다. 그를 막고 싶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고 고건우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우리 사이에 비즈니스가 있었던가? 난 왜 기억이 없지?” 하연우는 안으로 들어오면서 피식 웃었다. “글로벌 방호시스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어. 마침 천기 테크놀로지는 이 방면에 독특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 내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거야.”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말을 하연우는 특히 강조했다. 글로벌 방호시스템은 천기 테크놀로지에서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른 회사에서는 이 프로젝트에서 작은 이익밖에 얻지 못하였다. 하연우의 배경과 천기 테크놀로지에서 이 프로젝트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고건우는 아무리 불만이 있어도 그를 쫓아낼 수가 없었고 별장 대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연우가 들어오는 순간, 진한나는 하마터면 욕설이 퍼부을 뻔했다. ‘저 사람이 여긴 왜 온 거지?’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고건우가 어두운 얼굴을 한 채 뒤에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동안, 세 사람은 방 안에 앉아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다. 세 사람 중에서 마음이 가장 편안한 사람은 하연우였다. 그는 진한나의 옆에 앉더니 다정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한나 씨, 글로벌 방호시스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었으면 나한테 말하죠. 왜 굳이 여기 와서 고건우와 협력하려는 거예요?” 진한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하연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하연우 말이 맞긴 하지. 그럼 우리한테도 자원을 좀 나눠줘야 할 거 아니야?” 하연우가 그녀에게로 몸을 기울이며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한나 씨는 내 여자 친구예요. 한나 씨가 원하는 건 당연히 줄 수 있죠. 그러니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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