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장
차가 옆으로 쌩 지나간 뒤에도 강리아의 마음은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린 강리아는 박시후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렸다. 하지만 긴 머리카락이 남자의 셔츠 단추에 엉켜버려 두피를 당기는 바람에 다시 박시후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단추가 두 개가 떨어져 나가 훤히 드러난 탄탄한 가슴 위에 강리아는 차갑고도 부드러운 뺨을 꼭 붙였다.
자기 품에 다시 파고드는 강리아를 본 순간 박시후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품속의 여자는 코끝이 빨갰고 눈가에 물기가 남아 있었다. 게다가 아픈지 작은 신음소리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다만 감기 때문에 목소리가 살짝 변해 마치 애교부리는 것 같아 사람의 욕구를 자극했다.
“움직이지 마!”
박시후는 화가 났다. 분명 찬바람이 품속으로 파고 들었지만 속에서 열기가 차오르고 답답했다.
칼바람의 추위와 들끓는 열기를 한꺼번에 느끼는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박시후는 어두운 얼굴을 한 채 한 손으로 강리아 목을 끌어안아 제 품속으로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 단추를 풀어헤쳤다.
강리아는 꾹 눌려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차라리 가위로 잘라요.”
강리아는 백에서 작고 정교한 가위를 꺼내 건넸다.
그건 강다인이 평소 머리를 다듬을 때 쓰는 가위이기에 매우 날카로웠다.
박시후는 가위를 받아 들고는 머리카락 한줌을 쥐어 자르려고 준비했다.
“잠깐만요. 조금만 잘라요.”
이게 어떻게 기른 머리인데. 강리아는 박시후가 잘못 자를까 봐 걱정됐다.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박시후는 쑥떡 베어버렸다. 다음 순간 머리카락 몇 올이 가지런히 박시후의 셔츠에 걸렸다.
박시후는 배려 따위는 하지 않았다. 강리아의 머리카락은 원래 폭포수처럼 길게 늘어졌는데 그 사이에 삐죽삐죽한 머리 한 웅큼이 솟아올라와 살짝 우스웠다.
강리아는 복잡한 눈빛으로 제 가위를 도로 빼앗아 오더니 화가 난 듯 박시후를 째려보고는 떠나버렸다.
강리아는 더 이상 박시후를 보고 싶지 않아 앞쪽 코너까지 걸어가 그곳에서 택시를 기다렸고, 다시 차에 올라탄 박시후는 두말없이 손정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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