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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여지안이 오해할까 봐 두려웠던 곽민재가 서둘러 덧붙였다. “물론 월급도 드릴 겁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이혼 전이었다. 만약 지금 배현민과 배지욱을 내버려두고 낯선 남자의 아이를 돌봐준다면 분명 곽민재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어서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 “지안 씨가 처한 상황 잘 알고 있습니다.” 곽민재는 그렇게 말하며 명함 한 장을 내 앞으로 내밀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요. 그러니 서둘러 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무심히 그 검은색 금박 명함을 받아서 들었다. 곽민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내겐 지금 돈도 거처도 없어서 이혼 후에는 길바닥에 나앉게 될지도 몰랐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좋은 기회가 눈앞에 찾아온 이상 반드시 붙잡아야 했다. “일주일.” 곽민재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나를 뒤돌아보았다. 나는 그제야 자세히 설명했다. “일주일만 주시면 순조롭게 이혼할 수 있을 거예요. 그때 제가 댁에 가서 면접을 보겠습니다. 그래도 될까요?” 설령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곧 잘리더라도 그사이 모아둔 돈으로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일자리를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곽민재는 조금 놀란 듯 물었다. “정말 괜찮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두 사람은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시연을 집으로 들였다. 이제 그들은 한 식구로서 완벽한 삶을 꾸릴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법적으로 변현민과 나는 여전히 부부였다. 그로 인해 홍시연은 어쩔 수 없이 남의 가정을 빼앗은 여자라고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다. 홍시연을 그렇게나 사랑하는 배현민이 그런 비난을 감당하게 두지 않을 테니 머지않아 배현민도 이혼에 동의할 것이다. 곽민재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 곽민재가 떠난 뒤, 나도 짐을 챙겨 병실을 나섰다. 이미 결심한 이상, 비록 그 과정에서 역겨운 얼굴들을 보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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