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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감싸주기

곧이어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보람, 너 할 수 있겠어? 빨리해. 시간이 두 교시밖에 없어. 송은솔이 중간에 돌아올지도 몰라.” 말하는 이가 바로 윤소민의 사촌 동생이자 나의 같은 반 친구 윤아리였다. “할 수 있어. 소민이가 밖에서 망보고 있잖아. 누가 오면 알려줄 거야. 연습할 시간이 너무 적어. 글씨를 최대한 작게 써야 해. 네가 옆에서 답 좀 읽어줘.” 남보람의 목소리는 놀라울 만큼 차분했다. 문득 지난 생에서 남보람을 마지막으로 만났던 때가 떠올랐다. 짧은 머리에 두꺼운 안경을 쓴 남보람은 윤소민의 죄를 대신 뒤집어쓴 후 계속 그 자리에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사람을 시켜 조사해 보니 고3 때 남보람의 집안이 망했다고 했다. 아버지의 회사가 담보로 잡혔고 모든 재산을 빚 갚는 데 썼다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투신자살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몸이 좋지 않아 병석에 누워 있었다. 과거 부잣집 아가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돈이 목숨을 살리는 돈이 돼버렸다. 윤소민이 남보람의 집안 상황을 덮어줬고 남보람 어머니의 치료비까지 대주었다. 그 후로 남보람은 윤소민의 곁을 맴돌며 많은 일들을 도왔다. 녹음이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 진승주의 얼굴이 점점 검게 변했고 윤소민의 안색이 어찌나 창백한지 서 있을 힘도 없어 보였다. 그녀는 주서훈의 팔을 잡고 연신 고개를 저으면서 변명했다. “서훈아, 아니야. 난 저 자리에 없었어. 이건 가짜야.” 주서훈의 표정이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나를 보는 눈빛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건 알고 있었다. 그가 지금 또다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니나 다를까 녹음 파일에서 남보람이 윤소민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주서훈이 내 휴대폰을 낚아채더니 기다란 손가락으로 정지 버튼을 눌렀다. “교감 선생님, 아리랑 보람이가 은솔이를 모함했다는 건 이제 충분히 확인된 것 같네요.” 주서훈의 큰아버지가 학교 이사 중 한 명이었기에 학교 선생님들은 그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주어야 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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