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너무 늦었어
그때의 주서훈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 이유가 꼭 윤소민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받아온 교육이 그에게 가르쳐 준 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이해관계라는 사실이었다.
누군가가 아무 이유 없이 잘해 줄 리는 없었다. 특히 그 나이쯤 되면 이미 세상 돌아가는 걸 알 만큼은 알게 되니까.
그에 비해, 어린 윤소민이 그를 구하려다 얼굴이 망가질 뻔했던 그 사건은 너무도 명확하고 값진 은혜였다.
그래서 그는 그때 무엇을 했던가.
주서훈은 차마 떠올리기조차 힘들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 송은솔의 얼굴이 떠올랐다.
예쁜 눈동자 가득 담겨 있던 실망과 억울함.
“그럼 그때 그걸 깨뜨린 게 소민이었단 말씀이세요?”
주서훈이 낮게 중얼거렸다.
오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의 뒷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날 소민 아가씨가 실수로 깨뜨리고는, 가장 먼저 저를 찾아왔습니다. 마침 그때 은솔 아가씨가 들었고요. 그리고 본인이 나서서 고쳐 주겠다고 했지요.”
주서훈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능한 집사답게 오 집사는 그저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었다.
“이제 됐어요. 아저씨, 그만 가보세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주서훈이 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예, 도련님. 필요하시면 언제든 부르십시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주서훈은 휴대폰을 꼭 쥐었다. 갑자기 송은솔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한 번, 두 번, 세 번.
전화는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송은솔과의 대화창을 열어 보려다 주서훈은 멈칫했다. 너무도 선명한 빨간 표시가 떠 있었으니까.
그래, 깜빡 잊고 있었다. 축제 이후로, 송은솔은 이미 그를 차단해 둔 상태였다.
주서훈은 침대에 앉은 채 휴대폰을 바라보며 혹시나 전화가 올까 기다렸다. 결국 그는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괜히 안부를 묻는 문장까지 덧붙였다.
그러면 답장이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날 밤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도 오지 않았다.
다행히 다음 날은 일요일, 고3이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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