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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그녀의 길

윤아리가 그런 말을 내뱉는 순간, 윤소민은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곁에서 남보람이 조용히 첫 번째 장을 가리켰고, 그걸 본 윤소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아리야, 됐어. 그만 말해.” 윤아리가 또 무슨 말을 하려는 찰나, 윤소민은 슬쩍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재빨리 눈짓으로 제지했다. 하지만 윤아리는 그 신호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히려 윤소민이 기분 상한 줄로만 생각한 듯,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소민아, 나 잡지 마. 말은 확실히 해 둬야지. 그래야 자기 분수를 알 거 아니야.” 그때 윤소민 뒤에 서 있던 남보람이 나를 향해 손짓했다. 나는 단번에 뜻을 알아차렸다. 이번에 내 이름이 첫 페이지에 있다는 거겠지. 게시판에는 상위 100명의 성적만 게시돼 있었다. 총 열 장이었는데 한 장에 열 명씩. 그렇게 생각하니, 심장이 조금 빨리 뛰었다. ‘지난번엔 30등 안이었는데, 설마 이번엔 10등 안인 건가?’ 윤아리가 또 입을 열려는 순간, 역할을 유지하던 남보람이 급히 윤아리를 붙잡았다. 심지어 손으로 입까지 막았다. “왜 나 잡아? 걔네들...” 윤아리는 말을 맺지도 못한 채 버둥거렸고 우연히 윤소민의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과 마주쳤다. 그제야 상대가 정말 화났다는 걸 알아차린 듯, 몸을 움츠렸다. 그녀는 마지못해 저항을 멈췄다. 남보람이 그녀의 귀에 무언가 속삭였고 입이 막힌 상태에서도 윤아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말도 안 돼!” “됐어. 곧 수업 시작이야. 빨리 들어가자.” 윤소민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대로 자리를 뜨려 했다. 하지만 윤아리의 도발을 그냥 넘길 생각이 없는 최예린은 그들이 그렇게 성적으로 말하고 싶어 한다면 직접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아보겠다는 듯 게시판을 훑기 시작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사람들 틈에 오래 끼어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최예린을 끌고 빠져나가려 했다. 그런데 그때 최예린의 눈이 번쩍 빛났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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