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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차에 오른 후 두 사람은 완전히 밀폐된 공간에 있었다. 허이설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창문 열어도 돼?"” 용제하는 정면을 응시하며 말했다. “더워?” 그는 에어컨 온도를 약간 낮췄다. “아니.” 허이설이 반박했다. 용제하는 고개를 돌려 눈을 가늘게 떴다. “찬 바람 좋아해? 감기 걸리는 거 좋아해서?” 허이설은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바람이 살을 에는 듯했고 눈만 내리지 않을 뿐이었다. 사실은 그녀는 용제하와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 있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허이설은 몸을 옆으로 돌려 머리를 차창 옆에 기댔다. 용제하의 시선은 지금도 그녀에게 머물러 있었다. 허이설은 오늘 두껍게 입지 않았다. 심플한 베이지색 코트와 몸에 딱 붙는 드레스만 입었을 뿐인데도 그녀의 늘씬한 몸매를 엿볼 수 있었다. 지금 그녀는 어색한 자세로 창가에 기대어 있었다. 그 모습에서 용제하는 그 많은 밤이 떠올랐다. 그는 허이설과 여러 가지 자세로 뜨겁게 보냈었다. 용제하는 약간 답답해지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그는 종일 이런 생각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허이설을 볼 때면 항상 어쩔 수 없이 음란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용제하는 시선을 거두고 머릿속으로 다른 것들을 생각하며 그 부적절한 상상들을 쫓아내려 했다. 밖이 너무 추워서 창문에 김이 서렸다. 그녀는 그 위에 하트를 하나 그렸다. 하트 모양은 바깥 풍경을 담아냈다. 허이설은 이것을 찍어 윤가을에게 보냈다. 마침 신호등이 바뀌어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 허이설의 휴대폰에 허영천이 보낸 문자가 도착했다. [언제 돌아와?] 위를 보니 어제 허영천이 보낸 문자에 아직 답장하지 않은 것이 보였다. 그렇게 중요한 문자는 아니었기에 허이설은 윤가을에게 보냈던 사진을 그대로 허영천에게도 보냈다. [곧 돌아갈게.] 그러고는 어제 허영천이 보낸 문자를 보며 뭐라고 답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의 눈에는 그녀가 휴대폰을 보며 넋을 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상대방에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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