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화
“바라는 대답이 뭐야?”
용제하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널 용서했으면 좋겠어? 아니면 용서하질 않기를 바라는 거야?”
그의 싸늘한 어조에 허이설도 순간 기분이 상했다.
“아무리 그래도 아무 말도 안 하는 것보단 낫잖아. 넌 늘 이렇게...”
“늘 이렇게?”
용제하가 눈길만 주자 허이설은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내비게이션 화면을 흘끗 보고 말했다.
“앞에 교차로에서 내려줘.”
“집이 교차로에 있어?”
“나 혼자 택시 타고 갈게.”
허이설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난 그 일 신경 안 썼어.”
뜻밖의 말에 허이설은 순간 멍해졌다.
‘신경 안 썼다고? 그 말은 내 연락을 씹은 이유가 그냥 장난이었다는 뜻인가?’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지, 마음속 죄책감이 조금은 사라졌지만 이상하게 더 화가 났다.
용제하는 어느새 그녀가 가리킨 교차로를 지나쳐 버렸다.
허이설은 ‘이 인간이 내 집을 어떻게 알지?’ 싶다가 지난번 자신을 집에 데려다준 일이 떠올랐다.
차 안은 조용했고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엔진 소리만 낮게 울리다 차가 허이설의 집 근처에서 멈췄다.
주변은 고요했고 차 밖엔 지나가는 차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허이설은 내리는 대신 고개를 돌려 용제하를 바라봤다.
“너, 추다희 정말 조금도 안 좋아했어?”
꽤 오래 마음속에 묻어뒀던 질문이었다. 용제하는 흥미롭다는 듯 미묘하게 웃으며 되물었다.
“네가 보기엔 내가 좋아하는 것 같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런데 왜 묻는 거야?”
그는 시선을 잠시 떨구었다가 낮게 물었다.
“넌 나 안 쫓아다니겠다고 한 게 추다희 때문이야?”
허이설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굳이 따지자면 그런 셈이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추다희가 용제하가 진심으로 좋아한 여자는 아니라는 걸.
다만 지난 생에 그가 자신을 두고 다른 누구와 함께 해외로 떠났는지가 궁금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 답조차 모른 채 세상을 떠나야 했다.
용제하는 그녀를 탐색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럼 넌? 정태준 좋아해?”
“어?”
허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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