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옆에서 듣던 허이설은 점점 멍해졌다.
‘관계가 엄청 안 좋다니...’
용제하는 그녀에게 부모님에 대해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허이설이 얘기를 꺼낼 때마다 표정이 싸늘해지면서 목소리를 낮추고 말할 게 없다고 건성으로 얼버무렸다.
허이설은 그가 그녀에게 가족을 소개하고 싶지 않거나 그의 가족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용씨 가문 사람이 그녀를 찾아와서야 그들이 줄곧 만나고 싶어 했다는 걸 알았다. 다만 용제하가 허락하지 않았을 뿐.
허이설은 예전에 자주 쓰던 수법을 쓰기도 했었다.
용제하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어두운 밤에도 사람을 홀릴 만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입을 맞췄다. 입술의 온기가 손목에 닿아 맥박이 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허이설은 그가 그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느꼈다.
그녀의 심장이 쿵쾅거리고 숨결이 가벼워질 때 용제하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늘 그랬듯 허이설은 그에게 완벽하게 협조했다. 그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들어줬다.
하지만 그날 허이설은 억지를 부리면서 왜 부모님에게 데려가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용제하는 이미 단정히 다린 셔츠를 벗어버렸다. 중요한 순간에 허이설이 그런 질문을 던지자 살짝 불쾌해진 듯했다. 평소라면 뭐든 달래며 말해주던 그였는데 유독 그때만 화제를 돌렸다. 손가락으로 허이설의 살을 간지럽히면서 그녀가 웃을 때 입을 맞췄다.
“또 살찐 거 아니야?”
청소년기부터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그녀의 습관이었기에 용제하는 화제를 돌리고 싶을 때마다 그렇게 말했다.
허이설은 속지 않고 계속 물었다.
그러자 용제하는 그녀를 안은 채 어린아이처럼 떼를 썼다.
“날이 되게 어둡네. 하자, 이제.”
“왜 말도 못 해? 나한텐 뭐든 다 말하라고 하면서 넌? 남한테만 요구하고 넌 안 지키잖아.”
허이설이 그를 밀치자 용제하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떠나지 못하게 했다.
그는 여심을 녹이는 데 선수였다. 허이설을 잡아당겨 그녀의 등에 몸을 붙이고 귓가에 속삭였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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