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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김우연은 모델하우스로 걸어 들어갔다. 갓 대학을 졸업한 듯 앳된 티를 벗지 못한 여자 직원이 그를 향해 곧장 다가왔다. 장희정이었다. 그녀는 김우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잠깐 머뭇거렸다. 김우연은 자기와 비슷한 또래로 보였다. “혹시 집 보러 오신 건가요?” 장희정은 궁금한 얼굴로 물었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 눈치였다. 이렇게 젊은 손님은 모델하우스에서 본 적이 없었다. 다른 직원들은 그저 눈길만 주고 말았을 뿐, 응대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실적에 목마른 신입 장희정만 그에게 다가간 것이다. “네, 그렇습니다.” 김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이 맞다면 이 단지는 머지않아 도시에서 가장 비싼 집값을 자랑하는 곳이 될 터였다. 지금은 평당 200만 원 남짓이지만 근처에 곧 개발 구역이 들어서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을 것이다. 최고 시설의 대학 병원에 일류 중학교, 일류 고등학교, 게다가 상장된 기업의 본사까지 들어서니 작은 경제특구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집값은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를 것이었다. 특히 김우연이 눈여겨보고 있는 이 동은 중심부에 자리하여 가격이 열 배 가까이 뛸 것이다. 한 채 가격이 수십억에 달할 터였다. 더 중요한 것은 그즈음이 되면 사려고 해도 매물을 구할 수 없는 품귀 현상이 일어나게 되리라는 점이었다. 장희정은 김우연에게 아파트 단지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김우연이 말을 잘랐다. “설명은 됐습니다. 이걸로 하죠.” 김우연은 남쪽 가장 바깥쪽에 있는 동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매처럼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 130제곱미터, 방 세 개에 거실과 주방이 딸린 구조는 가족이 살기에도, 임대로 내놓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길가에 접해 있어 시야가 트였고 햇살도 잘 드는 곳이었다. 그때쯤이면 모두가 탐내는 로열 동이 될 터였다. “네, 고객님. 몇 층을 원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바로 키를 가져와서 집을 보여드릴게요.” 장희정은 기대감에 부풀어 서둘러 그를 안내하려 했다. 집을 보고 나면 정말로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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