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나는 네가 그 소식을 어디서 들었는지, 또 몇 사람에게 말했는지 알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내 요구는 딱 하나야. 이 비밀을 돈으로 살게. 이제부터는 그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발설해서는 안 돼. 알아들었니?”
김지유는 독하게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김우연을 쏘아보았다. 숨 막힐 듯한 압박감과 고요함만이 감돌았다.
김혜주는 바짝 조여든 눈동자로 김지유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더는 캐묻지 않겠다니, 김혜주는 입을 떼려다 이내 다물었다.
김지유는 어찌 됐든 맏언니였다. 일을 처리하고 결정하는 능력은 자신보다 훨씬 노련할 터였다. 자신은 잔꾀나 부릴 줄 알지, 이런 큰일은 언니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김지유 역시 여러모로 깊이 생각한 끝에 그런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니까 김명헌이 사생아라는 걸 알면서도 감싸려는 거군요.”
김우연은 마치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양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집안사람들 모두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에 자신에게 매몰차게 구는 것이라고 여겼었다. 그런데 진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외면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김씨 가문은 누구 한 사람의 것이 아니야. 명헌이는 어쨌든 우리의 동생이야. 게다가 너보다 훨씬 순하고 말도 잘 들어. 가족끼리는 화목해야지. 나는 김씨 가문이 파국을 맞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아. 명헌이의 형으로서 네가 동생을 보듬어줘야 하지 않겠니? 일을 크게 키우면 안 되지.”
김지유는 아무 표정 없이 이유를 조용히 털어놓았다.
“보듬어주라고요?”
김우연은 눈을 크게 뜨고 입술을 떨었다.
이미 진실을 알았으면서도 김명헌을 감쌀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입 다물라고 요구하는 결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김우연은 전생에 김명헌이 김씨 가문 자매들에게 저질렀던 짓들을 떠올렸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고소한 마음까지 들어 그런 짓을 당해도 싸다고 여겨졌다. 그들이 자초한 일이었다.
“이게 옳다고 생각해요?”
김우연은 김혜주를 바라보았다.
‘똑똑한 김혜주마저 같은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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