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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진아린의 가슴은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예전에도 친구들과 이런 상상을 하며 장난을 치곤 했다. 그땐 모두가 웃고 넘기는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그 꿈같던 일이 현실이 되어 있었다. 김우연이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석지향이 먼저 목소리를 높였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 집들은 어디까지나 네 오빠 몫이지. 결국엔 다 우연이한테 돌려줘야 하는 거야.” “네...” 진아린은 꾸중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굳게 다문 입술에 무력감이 서렸다. 그 모습을 본 김우연이 입을 열었다. “엄마, 전 그렇게까지 욕심 없어요. 이렇게 많은 집도 저한테는 필요 없고요. 저는 그저 우리 가족이 앞으로 무탈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 집들을 나누어드리려는 거예요.” 그는 잠시 진아린을 바라보다가 덧붙였다. “아린이가 나중에 결혼하면 어디로 가든 걱정 없이 살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혼수라고 생각해 주세요.” 말을 마친 그는 진아린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저 아직 어리거든요. 벌써 혼수 얘기라니...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대답했다. 그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말투에 모두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덕분에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래, 그럼 엄마가 대신 잘 보관해 둘게.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되잖아.” 석지향이 집문서를 조심스레 정리하기 시작했다. 종이 한 장 한 장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졌다. 그건 무려 140억 원이 넘는 자산이었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뒤 가족들은 함께 식탁에 둘러앉았다.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김우연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미소가 번졌다. 특히 석지향과 진경철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다. 지난 3년의 세월 동안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었다. ... 그날 저녁. 김우연과 진아린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부엌에서는 석지향과 진경철이 나란히 서서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여보, 요즘 우리 우연이... 정말 어른이 된 것 같아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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