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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그럼 뭐 하나 물어볼게요. 누나 눈엔 명헌이가 얼마짜리로 보이나요?” 김우연은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놀라울 만큼 담담했다. 마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어조였다. “돈? 네 머릿속엔 돈밖에 없니?” 김혜주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분노와 억울함이 한꺼번에 섞인 거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었다. “돈 얘기라서 불편해요?” 김우연은 무심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그냥 명헌이의 비밀이 세상에 퍼지게 두면 되겠네요. 어차피 결과는 뻔하잖아요. 돈 조금 물어주면 끝이니까요.” 말을 마친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 차가운 뒷모습에 김혜주의 표정이 굳었다. “멈춰!” 그녀가 이를 악물며 외쳤다. “왜요? 생각이 정리됐어요?” 김우연은 비웃듯 되물었다. “일단 차에 타.” 그는 더 대답하지 않고 진아린의 어깨를 다독이며 조용히 차에 올랐다. “오빠, 저 사람... 오빠 가족이에요?” 진아린이 뒷좌석에서 속삭였다. “예전엔 그랬지.” 김우연은 짧게 대답했다. “지금은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저 사람... 너무 무서워요. 가족끼리 어쩜 저럴 수가 있죠?” 진아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김우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밖으로 스쳐 가는 불빛만이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을 메웠다. 운전석에 앉은 김혜주는 그 대화를 고스란히 들었다. 핸들을 잡은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입술이 굳어가고 얼굴빛이 점점 차가워졌다. 한낱 꼬마한테조차 이런 말을 듣게 되다니 모욕적이었다. ‘우연이도 모자라 쟤까지 날 우습게 여기는 거야?’ 김혜주는 이를 악물며 핸들을 세차게 돌렸다. 창밖의 풍경은 점점 어두워지고 도시의 불빛이 서서히 뒤로 멀어졌다. 잠시 후, 외진 도로 한쪽에 차가 미끄러지듯 멈춰 섰다. 진아린은 차 안에 그대로 남았고 김우연과 김혜주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가을 밤공기가 싸늘하게 불어와 두 사람 사이를 스쳤다. “이제 말해봐요. 무슨 일이에요?” 김우연의 목소리는 냉정했다. “김씨 가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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