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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넌 모든 면에서 명헌이를 뛰어넘어야 해. 그래야 여론에 짓눌리지 않을 거야.” 김혜주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한 손으로 그의 팔을 꽉 붙잡았다. 그런 모습은 김우연조차 처음 보는 것이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 오래된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배신, 분노, 그리고 상실... 그는 이미 그 모든 감정을 한 번 겪고 버린 사람이었다. “제가 수능을 준비하는 건 제 인생을 위해서예요. 누나를 위해서가 아니에요. 명헌이는 제 눈엔 그저 짐승보다 못한 놈이에요. 걔는 저랑 비교될 자격도 없어요. 김씨 가문의 후계자가 누가 되든 상관없어요. 저는 그저 구경만 할게요.” 그의 표정엔 이미 모든 결심을 마친 사람의 냉정함이 서려 있었다. 김우연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차 문을 열어 진아린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김우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그녀의 가슴 어딘가에서 무언가 산산이 부서지는 듯했다. 그렇게까지 참담한 좌절감은 처음이었다. 김혜주는 언제나 재능을 자부하는 자존심 강한 사람이었다. 세상 그 누구도 눈에 차지 않았고 자신의 머리와 판단으로 넘지 못할 일은 없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오늘 그녀는 처음으로 벽에 부딪혔다. 아무리 논리로 다가가도 아무리 감정으로 설득해도 그는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자기 친동생, 김우연이 스스로 불구덩이를 파놓고 김씨 가문의 사람들을 그 안으로 밀어 넣으려 한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이렇게까지 냉정하고 잔인할 수 있을까?’ ... 그날 밤, 김혜주는 멍한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피로와 혼란이 뒤섞인 기색이 얼굴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한편, 같은 시각 김지유는 여전히 회사에 남아 있었다. 요즘 그녀는 매일같이 회의와 보고서에 쫓기며 밤을 지새우고 있다. 결국 이번 일도 김혜주는 그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혜주야, 무슨 일 있었어? 얼굴이 안 좋아.” 김슬기가 거실로 다가왔다. 평소처럼 다정한 눈빛이었다. “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좀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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