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뭐야?”
“우리가... 쫓겨났다고?”
김혜주와 김지유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얼어붙었다.
그저 김우연의 안부를 묻고 싶어 찾아왔을 뿐인데 이렇게 문전박대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 도대체 무슨 뜻이야? 문 열어!”
김혜주가 목소리를 높였다.
“김우연! 우리 할 말이 있어! 당장 나와!”
김지유 역시 다급하게 외쳤다.
...
집 안.
“우연아, 그래도 나가서 얘기하는 게 어때? 혹시 정말로 무슨 일 있어서 온 걸 수도 있잖니.”
석지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조심스레 말했다.
“설령 일이 있어도, 그건 김씨 가문의 일이에요. 우리는 진씨 가문이니까 우리와는 상관없어요.”
김우연은 단호히 대답했다.
그 한마디에 진경철과 석지향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우리... 진씨 가문.’
그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말할 줄은, 그리고 그 한마디가 이렇게 따뜻하게 들릴 줄은 정말 몰랐다.
“맞아요! 그건 김씨 가문 일이에요. 우리 진씨 가문은 엮이지 말아요!”
진아린도 입술을 삐죽이며 한마디 했다.
“그래도... 저렇게밖에 세워두면 안 되지 않니?”
석지향은 여전히 걱정을 놓지 못했다.
김우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잠깐 나가서 말할게요. 다만, 다시는 우리 집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할 거예요.”
그는 한숨을 내쉬며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
진경철은 묵묵히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복잡하게 흔들렸다.
“그래... 아들을 지키려면 나도 더 강해져야겠네. 이제는 경성시 쪽 사람들과 다시 연락해야겠어. 나이 먹었다고 체면만 챙길 때가 아니야.”
...
밖으로 나오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젖은 공기 속에 습기가 차오르고 하늘은 잿빛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따라와요.”
김우연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단 한 번도 그들을 바라보지 않았다.
김혜주와 김지유는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아무 말 없이 그를 따라 현관 앞까지 내려갔다.
빗방울이 떨어지며 차가운 물방울이 팔에 닿자 김우연은 팔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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