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화
“서이건 씨 상태는 지금 어떤가요?”
이루나는 조심스레 전화를 붙들고 물었다.
“이제 괜찮아. 보름 정도 입원하면 완치될 거야.”
이성태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러나 그다음 말은 한층 단호했다.
“이루나, 서이건 씨는 이제 너랑 상관없는 사람이야. 괜히 병원에 들락거리다 또 서씨 가문 사람들과 부딪히면 오히려 환자 회복에 방해만 돼. 지금은 그냥 돌아가. 그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니까.”
뚝!
전화는 그대로 끊겨버렸지만 이루나는 한참 동안 휴대폰을 쥔 채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는 병원 2층 난간에 몸을 기댄 채 텅 빈 복도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문 하나만 열면 그가 있는 응급실이 눈앞인데 이상하게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들어가서 뭐라고 해야 하지? 내가 무슨 자격으로 보러 갈 수 있을까?’
이루나는 두 눈을 감았다.
서이건에게는 가족도, 약혼녀도, 직원과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 모두가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은 그저 한때의 연인이자 끝내 상처만 남긴 불운한 과거의 조각일 뿐이었다.
“그래. 우린 이미 끝났잖아.”
이루나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냉동고에서 서로의 체온을 나눴던 그 순간조차 결국은 과거의 잔상에 불과했다.
그 따뜻함이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음을 이제는 인정해야 했다.
오래도록 망설이던 그녀는 결국 돌아섰다.
병실 문 앞에 한 번 고개를 돌려보지도 않은 채 조용히 병원을 빠져나왔다.
...
3일 후, 서이건은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의식을 잃은 지 이틀 반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돌아왔다.
하지만 살아났다는 안도감 뒤엔 지독한 공허함이 따라왔다.
서이건의 몸은 몰라보게 야위었고 창백한 얼굴엔 피 한 방울 기운이 없었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다정한 말로 위로했지만 서이건의 시선은 언제나 문 쪽을 향해 있었다.
서이건은 늘 기다렸다.
그 얼굴을, 그 목소리를.
병실 문이 열릴 때마다 그는 반쯤 감긴 눈을 번쩍 뜨곤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늘 실망뿐이었다.
“이건 씨, 약 좀 드세요.”
이은서가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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