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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이루나의 파격적인 말에 서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서이건은 어린 시절부터 고고하고 엄격한 생활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다. 늘 표정 없이 딱딱한 얼굴이었고, 조카 서태준 외에는 아무도 감히 그의 앞에서 농담하지 못했다. 곁에 있는 이 여자는 유일하게 서이건 앞에서 마음대로 날뛰며 그를 ‘평범한 남자’처럼 대하는 사람이었다. 비록 이루나 때문에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죽이고 싶었던 적이 수없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이 여자가 뻔뻔하게 무례한 짓을 하는 모습조차 어느덧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이루나는 서이건에게 가는 곳이나 메뉴를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고급 백화점으로 차를 몰았다. 차를 세우고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백화점 3층의 프랑스식 고급 레스토랑으로 올라갔다. 1인당 40만 원가량하는 이 레스토랑은 서이건이 평소 이용하는 곳 중 가장 저렴한 편이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꽤 고가의 음식점이었다. 어스름한 조명이 내리깔린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자, 서이건은 스마트폰으로 업무 연락을 처리했고, 이루나는 메뉴판을 들고 자기 입맛에 맞는 요리를 골라냈다. 서이건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만 시킨 것이다. 다 먹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4~5가지 대표 메뉴를 주문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이루나는 물을 마시면서도 시선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얼굴로 향했다. 기억이 맞는다면, 서이건과 ‘교류’한 지 1년이 넘어가는 동안, 단둘이 밖에서 ‘데이트’하며 식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서이건의 잘생겼지만 차가운 얼굴을 바라보며 이루나는 잠시 멍해졌다. 마치 이전의 모든 일을 잊고, 이 순간부터 그와 다시 처음부터 알고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둘씩 나왔다. 이루나는 오랫동안 굶었고, 또 마침 마침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시켰기에 체면도 차리지 않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스테이크조차도 커다랗게 썰어 입에 쑤셔 넣었다. 반면에 서이건의 식사 매너는 매우 정교하고 우아했다. 스테이크를 잘라 조금씩 천천히 꼭꼭 씹어먹었고,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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