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2장
이들은 누가 봐도 훈련이 잘된 전문 경호원들이었다.
심유천이 아무리 몸을 잘 쓴다 한들 이들을 뚫고 무사히 빠져나가는 건 결코 쉽지 않을 일이었다.
심유천은 마음속으로 여러 상황을 저울질했다.
그러나 문득 떠오른 것은 아까 추영자가 길을 잃은 듯 허둥지둥하며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던 모습이었다.
그녀 얼굴에 서린 공포는 거짓이 아니었고 몸의 상처 역시 진짜였다.
그녀를 이렇게 두고 차라리 손을 놓고 타협해 사람을 넘기라고?
그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결심을 굳힌 심유천은 고개를 들어 집사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내 차에 당신들이 찾는 사람이 숨어 있다고요? 그 말에 대한 증거는 있어요? 증거도 없이 내 차를 막고 협박하는 게 무슨 죄인지, 알고는 있겠죠?”
그는 집사에게 한 걸음 다가서며 묵직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리고 내가 누군지 알고 이래요? 우리 심씨 가문을 적으로 돌릴 생각이신가?”
심씨 가문?
집사는 잠시 멈칫했다.
그가 심씨 가문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한때 해성시에서 심씨 가문은 손꼽히는 명문가였다.
그러나 십여 년 전, 심씨 가문은 누군가의 계략에 빠져 자금줄이 끊기면서 회사를 지키기 위해 국내의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해성시 상류층 사람들은 심씨 가문은 이제 끝장이니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심씨 가문은 수년간 해외에서 고군분투한 끝에 기어코 국외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며 다시 이름을 날렸다.
최근엔 심씨 가문이 해외 사업을 정리하고 국내 시장에 재진출해 해성시에 뿌리내리려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러나 지금의 해성시는 예전과 달랐다.
현재의 주성그룹은 해성시에서 절대적인 권세를 자랑했고 감히 맞설 만한 기업이 거의 없었다.
더구나 과거 상업 전쟁에서 고배를 마신 심씨 가문이었으니 설령 해외에서 부활했다 한들 국내에서 다시 자리 잡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었다.
하여 집사는 설령 심유천이 불쾌해하더라도 주성호에겐 감히 따지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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