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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장

원래 차 안에서 추영자가 했던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심유천은 조금 의심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사람들의 행동을 보니 그는 완전히 확신할 수 있었다. 추영자는 정말로 남편에게 감금당하고 있었다. 오늘 밤 그녀가 도망쳐 나온 건 아마도 그 화재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녀는 혼란한 틈을 타 도망쳤지만 부상을 입어 멀리까지 가지 못했고 우연히 자신을 만나 도움을 청한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시간 지연 끝에 결국 주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들키고 만 것이다. 이번에 도망치지 못했으니 다음에는 더욱 엄격하게 감시당할 것이 분명하기에 다시 주씨 가문의 감옥 같은 곳에서 탈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심유천도 알고 있었다. 추영자가 차에서 내린 것은 순전히 자신 때문에 그랬다. 그녀는 자신이 피해를 볼까 봐 걱정돼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사실 그도 주씨 가문이 두려웠다. 하지만 마음 한편이 걸렸다. 그렇게까지 상처를 입고도 목숨까지 내놓은 채 도망쳤다는 건 분명 그럴 만한 절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그녀가 주씨 가문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상 이제는 그를 데리고 떠날 명분이 사라졌다. 그래도 추영자가 계속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심유천은 시도해 볼 생각이 있었다. 최악의 경우, 밤사이에 해외로 빠져나가 한동안 몸을 숨겼다가 돌아오면 된다. 설마 이런 일 때문에 주성호가 미친 듯이 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겠는가? 그의 마음을 눈치챈 듯, 추영자는 힘겹게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창백한 얼굴에 공포와 혼란은 사라지고 남은 건 체념과 담담한 표정뿐이었다. “이건 제가 직접 마주해야 할 일이에요. 심 선생님, 오늘 이미 많은 도움을 받았네요. 정말 감사드려요.” 추영자는 이미 체력이 바닥났지만 억지로 버티며 말했다. “이제 가야겠어요. 심 선생님도 돌아가세요. 길 조심하시고요.”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몸을 돌려 주씨 가문의 차로 걸어갔다. 경호원들은 이미 문을 열어놓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영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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