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6장
“외삼촌이 이렇게 묻는 건 아직도 마음속에 그분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렇게까지 신경 쓰이신다면 직접 국내로 돌아와 한 번 만나보시는 건 어때요?”
설동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길고 무거운 침묵 끝에야 전화기 너머로 낮고 쉰 듯한 목소리가 힘겹게 흘러나왔다.
“안 돼. 영자는 이미 결혼했어. 난 다시 나타나서 영자 삶을 방해할 자격이 없어.”
“외삼촌!”
심유천은 단호히 반박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못 잊으셨잖아요. 굳이 이 일을 평생 후회로 남기실 필요가 있을까요? 그분이 잘 지내는지 아닌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되잖아요.
그분이 결혼했는데도 불행하다면 외삼촌 마음이 편하시겠어요? 전 외삼촌이 뭘 고민하시는지 알아요. 그때 아무 말 없이 떠난 것도 분명 이유가 있었죠. 저는 아무도 외삼촌을 탓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하지만 만약 직접 확인할 용기조차 없다면 그땐 정말로 그분을 만날 자격이 없으신 거예요.”
심유천의 말투는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
그는 외삼촌이 이렇게 오랫동안 쓸쓸하게 후회만 하며 사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만약 추영자의 결혼 생활이 정말 행복했다면, 그는 오늘 밤 절대 외삼촌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이 여자를 본 적도 없는 것처럼 마음속에서 지워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밤, 추영자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래서 외삼촌에게 마지막 기회라도 만들어주고 싶었다.
잘못은 없다. 잘못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주씨 가문이었다.
그때는 온 마음을 다해 아껴주고 간절히 청혼해 주씨 가문으로 들인 여자를 겨우 몇 년 만에 헌신짝처럼 버려 상처투성이로 만들다니.
그랬다면 누군가 그녀를 탐내고 빼앗으려 해도 할 말은 없지 않은가.
심유천의 이 말은 결국 설동환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
그는 조급한 듯 물었다.
“유천아, 솔직히 말해. 영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설동환은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조카는 절대 아무 이유 없이 남의 가정을 깨뜨리려 들 리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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