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1화

서예은은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저 맞는데요. 그런데 누구시죠?” “야, 이 더러운 년아! 감히 네가 내 남편한테 꼬리를 쳐?” 여자가 손을 번쩍 들어 서예은의 뺨을 때리려 했지만 그녀는 반사적으로 여자의 손목을 낚아챘다. “저기요, 혹시 사람을 잘못 보신 거 아닐까요?” “네가 회사에서 제일 예쁜 여자 맞지?” 서예은은 자기 외모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회사에서 제일 예쁜 여자인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흥, 말 돌리는 거 보니 딱 찔렸네!” 여자는 점점 흥분해 목청을 높였다. “신민재, 너 이리 안 나와? 비겁하게 숨지 마! 너랑 바람피운 여자 내가 찾아냈어!” 신민재? 서예은은 이제야 상황이 짐작됐다. “찾으시는 사람... 저 아니에요. 다른 사람이겠네요.”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말도 안 돼! 난 이미 안내 데스크에 물어봤어. 회사에서 제일 예쁜 게 너라고 하던데?” 서예은은 내심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맙긴 하네. 이렇게 예쁘다고 칭찬해 줘서. 하지만 난 이런 건 별로 달갑지 않은걸?’ “꼭 제일 예쁜 사람이 남자를 꼬신다는 법 있어요? 예쁘지 않아도 꼬시는 사람 많아요. 당신처럼 예쁜 사람도 남편 하나 못 붙잡는데 말이에요. 그건 당신 남편 취향이 좀 특이하단 뜻이겠죠.” 서예은의 말은 정소희의 급소를 정확히 찔렀다. 누가 예쁘단 소리를 싫어하겠는가. 하지만 정소희는 그렇게 쉽게 넘어갈 여자가 아니었다. “신민재는 어디 있어? 오늘 확실히 따지기 전엔 안 나갈 거야!” 하린은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서예은이 신민재를 유혹했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서예은의 남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으니까. 박시우처럼 잘생기고 돈 많고 완벽한 남자를 두고 서예은이 왜 신민재에게 눈길을 주겠는가. ‘설마 신 부장님처럼 나이 많고 씻지도 않는 데다가 돈도 없는 남자한테 끌렸다는 거야? 이건 말도 안 돼.’ 하린은 신민재의 사무실 앞으로 가서 문을 쾅쾅 두드렸다. “신 부장님, 아내 분이 찾아오셨어요! 신 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