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2화
신민재는 정소희의 불룩한 배를 잠시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임신했으면 집에서 조용히 몸조리나 해야지.”
“내가 안 나왔으면 어땠을까? 지금쯤 그년이랑 사무실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겠지?”
정소희의 시선이 신민재의 목으로 향했다.
그 자리에 번진 립스틱 자국, 요즘 유행하는 토마토 컬러였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입술을 하나하나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시선이 신민재의 비서 얼굴에 닿았다.
곧, 눈빛이 매섭게 가라앉고 그 안에 살기 같은 것이 번뜩였다.
정소희는 허리를 부여잡고 비서에게 달려갔다.
“너지? 바로 너지?”
비서는 놀라 도망칠 생각도 못 하고 눈만 휘둥그레진 채 대답했다.
“저... 저 아니에요. 그건...”
“조용히 해!”
신민재가 차갑게 끼어들었다.
비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억울한 얼굴로 신민재를 올려다봤다.
“말해봐. 도대체 누구야? 말해보라고!”
정소희의 목소리는 한층 높아졌고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그 눈빛은 분노와 절망으로 뒤섞여 있었다.
“보안 팀, 보안 팀은 어디 있어?”
신민재는 정소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속으로 이 여자만 아니면 진작 이혼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늙고 임신해서 몸은 망가졌기에 이제는 짐만 된다고 생각했다.
“어라, 허안나 씨는요? 허안나 씨는 어디 간 거죠?”
하린이 일부러 소리쳤다.
‘감히 예은 언니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허안나라고?”
정소희의 눈이 가늘어지며 번뜩였다.
순간, 머릿속에서 기억 하나가 번쩍 떠올랐다.
전에 누군가 신민재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왔었다.
회사 일이라면서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대신 받았던 자신에게도 다정하게 ‘형수님’이라고 부르며 웃던 여자.
그땐 별 의심도 안 했는데 이제야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그래, 맞아. 허안나는 어디 있어?”
정소희의 시선이 신민재의 사무실 쪽으로 향했다.
그때, 허안나는 사람들이 정소희에게 정신이 팔린 틈을 타 슬그머니 빠져나가려 하고 있었다.
“야!”
그걸 제일 먼저 발견한 정소희가 소리치며 허안나에게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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