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그 사람이 아직도 미워요?”
정소희가 조심스레 물었다.
서예은은 잠시 생각하더니 담담히 대답했다.
“이미 사랑이 식었는데 미움이 남을 리 없죠.”
정소희는 부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대단하네요. 정말 부러워요. 그렇게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니.”
하지만 두 사람은 알지 못했다.
그들의 뒤를 따라오는 누군가가 있었다는걸.
주현진이었다.
그는 우연히 병원에서 서예은을 보게 되었고 자기도 모르게 뒤를 밟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이제는 미워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말았다.
주현진은 천천히 두 주먹을 꽉 쥐었고 눈빛이 복잡하게 흔들렸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너는 그렇게 쉽게 날 잊을 리가 없잖아. 그건 그냥 스스로를 속이는 거야. 그렇지?”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서예은은 정소희를 호텔에 데려다주고 나서야 조용히 1층으로 내려왔다.
거리 모퉁이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그때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 쪽으로 달려왔다.
서예은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지만 상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거의 들이받듯 다가와 어깨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주현진, 너 미쳤어?”
그녀가 몸부림쳤지만 주현진은 오히려 더 세게 서예은을 끌어안았다.
“서예은! 우리 다시 시작하자. 나 미칠 만큼 네가 그리워.”
“주현진, 정신 차려! 우린 이미 끝났어!”
“아니, 끝난 게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넌 지금 나한테 화가 나 있어서 그러는 거야. 아직 나한테 감정이 남아 있으니까 화내는 거잖아. 그게 바로 증거야. 아직도 날 사랑한다는.”
“웃기지 마!”
서예은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고 마치 누군가가 썩은 것을 억지로 입에 밀어 넣은 듯 역겨웠다.
“내가 다시 상기시켜 줄까? 네가 바람피우고 서지안이랑 놀아날 때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어. 게다가 이미 서지안은 네 애까지 가졌잖아!”
주현진의 귀엔 아이라는 단어만 또렷하게 꽂혔다.
“서예은, 아니야. 난 걔를 사랑하지 않아. 내가 사랑하는 건 언제나 너뿐이야.”
그의 눈빛은 광기에 가까웠다.
“그건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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