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신 부장님.”
서예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부장님 일은 부장님이 정리하세요. 괜히 저까지 끌어들이지 말고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을 덧붙였다.
“만약 또 엮으려 한다면 저는 위에 정식으로 보고하겠습니다. 그땐 이렇게 말 몇 마디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말을 마친 서예은은 문을 열고 나갔다.
다만 나가면서도 예의처럼 살짝 뒤돌아 문을 꼭 닫아주었다.
그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하린이 긴 숨을 내쉬며 다가왔다.
“언니, 다행이에요. 무사히 나오셨네요.”
하지만 반대로 어떤 이들은 이를 갈았다.
허안나는 굳은 얼굴로 신민재를 노려봤다.
“왜... 왜 저를 이렇게 망치려고 한 거예요? 제가 당신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그녀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제 몸도, 제 마음도 전부 줬잖아요. 그런데 왜...”
사실 그날 병원에 갔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허안나가 임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민재는 그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고 없애자는 한마디로 모든 걸 잘라냈다.
허안나는 울부짖으며 버텼지만 결국 신민재가 그럼 자기 집에 와서 난리를 부리라고 말하자 그는 마지못해 따라갔다.
병원에서는 태아가 건강하다는 이유로 시술을 거부했다.
결국 둘은 허름한 개인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 날, 허안나는 아무 일도 없던 듯 출근했다.
그저 속이 뒤집힐 만큼의 고통을 꾹 참으며.
하지만 지금 그녀의 그 모든 고통이 조롱으로 돌아왔다.
신민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허안나, 그렇게 불쌍한 척하지 마. 우리 관계가 뭐였는지 잘 알잖아.”
그의 눈빛은 이미 차가웠다.
“넌 네 욕망을 위해 몸을 썼고 난 그 대가로 좋은 거래를 줬어. 서로 윈윈 아니었어?”
허안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게 다예요? 그런 걸로 절 버리는 게 말이 돼요?”
“버린다기보다 정리하는 거지.”
신민재는 서류봉투를 꺼내며 말했다.
“여기, 돈은 꽤 넣었어. 천만 원이야. 이 돈 받고 깨끗이 끊자. 내 아내가 오늘까지 회사에 찾아올 정도니까 이제 다 끝이야.”
허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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