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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신 부장님.” 서예은의 목소리가 고요했지만 단호했다. “허안나 씨를 내쫓고 싶었던 건 당신이잖아요. 괜히 뒤집어씌우지 마세요. 저는 힘도 없고 체력도 약해서 그런 일 감당 못 합니다.” 신민재는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힘이 약하다고요? 참 우습네요. 임신한 여자도 붙잡아 줄 만큼 힘이 세시던데요?” 서예은은 눈을 가늘게 떴지만 눈빛엔 날카로운 기운이 스쳤다. 그의 말 한마디, 그것은 마치 자기 아내의 뱃속 아이가 없어지길 바라는 사람처럼 들렸다. ‘역시 저 인간에겐 양심이란 게 없지.’ 서예은은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신 부장님, 회사는 사적인 문제 풀라고 월급 주는 곳 아니잖아요. 일 때문에 부른 게 아니라면 전 제 일 하러 가겠습니다.” 그녀가 돌아서려는 순간 신민재가 낮게 말했다. “잠깐만요.” 신민재의 표정은 불만으로 일그러져 있었지만 마땅히 서예은을 몰아낼 명분이 없었다. 사실 오늘 이런 판을 짠 건 단지 허안나를 내쫓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는 애초에 서예은까지 함께 엮어 내보낼 계획이었다. 허안나가 단순한 성격이라 서예은을 의심하고 싸움을 걸면 직원 간 불화라는 이유로 두 사람을 동시에 잘라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예은은 그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해 버렸고 허안나와의 싸움도 피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신민재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다른 수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 “서예은 씨.” 신민재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원래 허안나 씨에게 맡기려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이제 없으니 당신이 맡으세요.” 서예은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녀가 이렇게 순순히 받아들이자 신민재의 입가에는 비열한 미소가 번졌다. ‘좋아. 그렇게 대답했으니, 후회는 네 몫이야.’ 서예은은 서류를 들고 사무실을 나오자 문 앞에서 기다리던 하린이 다가왔다. “언니, 괜찮아요? 부장님이 또 뭐라고 안 했죠?” “저한테 뭐라고 하려면 적어도 이유는 있어야죠.” 서예은이 담담히 대답했다. 그제야 하린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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