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화
‘젠장, 아직도 언니를 못 잊었어? 그럼 나는 뭔데?’
“엄마, 제발 부탁드릴게요. 저는 예은이 없으면 안 돼요. 걔 없으면 진짜 죽어버릴 거예요.”
주현진은 체면도, 자존심도 다 내려놓고 엉엉 울었다.
이미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었고 송미진은 할 말을 잃었다.
자기 아들이 이렇게 우는 모습을 평생 처음 본다.
그만큼 서예은이 그에게 중요하단 말인가?
“그만해.”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낮게 말했다.
“남자가 이깟 일로 울고불고하는 게 말이 돼? 됐어, 내가 전화할게.”
주현진이 고개를 들었다.
붉은 눈에 술기운이 가득한 얼굴, 눈물과 콧물이 뒤섞인 몰골이 영 초췌해 보였다.
송미진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찼지만 동시에 하나의 계산이 떠올랐다.
“엄마, 빨리 지금 당장 전화해요.”
주현진이 다급히 재촉했다.
송미진은 서지안을 힐끗 바라보며 눈짓을 했다.
서지안이 다가와 주현진의 옆에 앉았다.
“오빠, 조금만 진정해. 지금 하실 거야.”
그녀는 부드럽게 말을 건네며 주현진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 사이, 송미진은 휴대폰을 들고 무언가를 짧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주현진은 흐릿한 눈으로 그 모습을 봤지만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아듣지 못했다.
“됐다. 전화했어. 이제 올라가서 자.”
송미진이 단호하게 말하자 서지안도 나긋하게 그를 달랬다.
“그래, 오빠. 지금 나가면 일이 더 꼬여. 이제 그만 쉬자. 응?”
하지만 주현진은 그 말을 듣지 않고 비틀거리며 그대로 문을 박차고 나갔다.
서지안이 뒤따라가려 하자 송미진이 그녀를 불렀다.
“가지 마! 너 임신했잖아.”
송미진은 서지안을 무척 챙기고 걱정해 줬다.
물론, 뱃속에 있는 손주 때문에.
서지안은 잠시 멈칫하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요 오빠가 나중에 어머님이 전화 안 하셨다는 걸 알면 어떡해요?”
송미진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
“서예은 같은 년을 내가 왜 구해? 지금은 술 취해서 저러는 거야. 내일 아침이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잊겠지.”
그녀는 차분히 말했다.
“너도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몸부터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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