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화
문이 열리자마자 주현진의 얼굴에 기쁨이 스쳤고 바로 비위를 맞추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할머님, 저...”
“너랑 예은은 이미 끝났어. 끝났으면 깔끔하게 끝내. 질척거리지 말고. 체면 좀 지켜, 응?”
주현진은 순간 멈칫하더니 이를 꽉 물며 말했다.
“할머님, 저는 서예은 없이 살 수 없어요. 다른 여자들은 그냥 장난이었어요. 진심은 오직 서예은뿐이에요. 제가 몇 년을 쫓아다녀서야 겨우 사귄 건데...”
“그렇게 힘들게 얻었는데 왜 소중히 여기지 않았어?”
“사람이란 원래 새로움에 끌리는 법이에요. 밖에서 좀 논다고 해서 사랑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결국 잘못을 깨닫고 다시 돌아오면 되는 거 아닌가요? 여자들은 왜 그렇게 요구가 많아요? 하나 주면 열을 바라는 건 너무한 건 아니에요?”
주현진의 본색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금희는 이미 이런 말이 나올 걸 알고 있었다는 듯 담담하게 대꾸했다.
“넌 예은이랑 어울리지 않아. 예은이는 한 사람만 바라볼 줄 아는 동반자가 필요해.”
주현진은 억울하다는 듯 언성을 높였다.
“왜 저랑 안 어울리나요? 박시우가 어울릴 것 같아요? 그 남자 신분이 어떤데요? 서예은이랑 급이 다르잖아요. 박시우가 진짜 서예은을 사랑할 것 같아요? 그냥 잠깐 놀아주는 거죠. 질리면 버릴 게...”
“꺼져!”
이금희의 눈빛이 싸늘하게 번뜩였다.
“넌 항상 너 자신이 세상 중심이야. 넌 예은이를 존중할 줄도 모르잖아. 네가 그 꼴인데 네 부모가 예은이를 존중하겠어? 너 같은 놈은 애초에 예은이랑 어울리지도 않아. 그땐 예은이 정신 못 차려서 내가 꾹 참았지만 이제라도 눈을 떴으니 다행인 거야. 널 빨리 끊은 게 정말 잘한 거야. 또 우리 집 앞에서 지랄하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
“할머님, 잘 생각하세요. 제가 아니면 서예은은 평생 힘들 거예요. 서예은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저...”
주현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현진의 눈앞이 어두워지더니 얼굴에 무언가가 날아왔고 순식간에 코끝을 찌르는 악취가 퍼졌다.
“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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