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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그 시각 박시우는 이미 서예은이 사라진 것을 알아챘다. 회사 일을 정리했으니 오늘은 분명히 집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 그는 점심때 곧장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박시우는 바로 서예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사실 납치범들은 서예은을 차에 태운 후 곧바로 그녀의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 박시우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갔지?’ ‘대낮에 휴대폰을 꺼둘 리가 없는데...’ ‘배터리가 다 됐나?’ 서예은은 말없이 사라지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박시우는 불길한 예감이 밀려와 표정이 일그러졌다. ‘외할머니 댁에 갔나? 어제 만났다고 했는데...’ 그는 문득 서예은의 절친인 장은주가 떠올라 비서 인훈에게 장은주의 연락처를 알아내라고 지시했다. 사람 한 명을 찾는 건 박시우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 곧이어 인훈은 장은주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박시우는 주저 없이 전화를 걸었다. 장은주는 서예은이 오늘 아침에 장 보러 간다며 연락해 온 사실을 알려줬다. “예은이는 절대 휴대폰을 끄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외할머니랑 연락이 안 될까 봐 보조배터리까지 챙겨 다니는 사람인데...” 불길한 예감이 확신으로 돌아선 박시우는 싸늘해진 얼굴로 즉시 마트 주변 CCTV를 확보하라고 인훈에게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훈이 전화를 걸어왔다. “대표님, 마트 근처에서 한 여성이 승합차에 강제로 끌려가는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아서...” 박시우는 전송받은 영상을 확인했고 한 눈에 서예은이라는 걸 알아챘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지?’ ‘경쟁사에서 보낸 사람인가?’ 박시우의 눈빛은 순식간에 얼음처럼 차가워졌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CCTV 화면 속에서 두 명의 복면을 쓴 남자에게 끌려가는 서예은의 모습은 심장이 타오르는 분노를 일으켰다. “지금 당장 그 승합차 어디로 이동했는지 추적해.” 박시우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그 속엔 강철같은 결의가 담겨있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인훈은 즉시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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