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다들 막 서예은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는데 서지안이 갑작스럽게 끼어들자 분위기가 확 깨져 눈살을 찌푸렸다.
송미진도 서지안의 돌발 행동에 살짝 민망해졌다.
‘얘는 도대체 왜 저래?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드는 게 얼마나 예의 없는 건지도 모르나?’
송미진이 서예은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자리에서 그 정도 매너는 지켜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서예은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질문인데?”
애초에 이렇게 순조롭게 끝날 리 없다고 생각은 했기에 서예은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네가 말한 건 전부 포털 검색만 해도 다 나오는 거잖아? 입만 살아서 그런 걸 막 꺼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어. 차라리 차 한 번 우려봐. 진짜 실력이 있나 보자고.”
서지안은 대놓고 서예은을 깔보며 말했다.
‘입으로야 다 하지. 근데 다도는 아무나 못 하지.’
“이렇게 과분한 기회를 주셔서 고맙네요. 그럼 제가 평소 좋아하는 용정차를 한 번 우려볼게요.”
서예은의 목소리는 맑고 부드러웠다.
사람들은 어느새 조용해졌고 시선은 다시 서예은에게로 쏠렸다.
서예은은 먼저 자사호를 집어들고 부드럽게 손으로 주전자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차를 우리기 전 첫 번째 단계는 잔을 뜨겁게 하는 거예요. 뜨거운 물로 다기와 찻잔을 예열하면 차 온도도 잘 유지되고 향도 더 잘 퍼지죠.”
서예은은 능숙하게 뜨거운 물을 부어 살짝 흔든 후, 다시 물을 따라냈다.
그러고는 용정찻잎을 자사호에 조금 집어넣으며 말했다.
“용정차는 잎이 납작하고 매끈하며 색이 선명한 녹색을 띠죠. 은은하면서도 깔끔한 향이 용정차의 특징이기도 해요. 물 온도는 너무 높지 않은 80도 정도가 적당하죠.”
서예은은 조심스럽고도 매끄러운 동작으로 뜨거운 물을 자사호에 붓기 시작했다.
찻잎은 물속에서 부드럽게 펼쳐지며 잔잔한 향을 풍겼다.
“용정차는 너무 오래 우리면 맛이 텁텁해질 수 있어서 30초 정도가 가장 적당해요.”
차를 다 우려내자 서예은은 공도배에 옮겨 담고 다시 각 찻잔에 고르게 나누었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서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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