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송희정은 박시우가 적어도 위로 한마디는 해주고 곁에 있어 줄 줄 알았는데 박시우의 태도는 여전히 차갑고 쌀쌀하기만 했다.
“시우 오빠... 나랑 잠깐만 있어 주면 안 돼요?”
송희정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고 눈빛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박시우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말투도 역시 무심했다.
“볼 일이 있어. 곧 경호원이 도착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
말을 마치고 박시우는 돌아서서 방에서 나가려 했다.
송희정은 조급한 마음에 얼른 박시우의 소매를 붙잡았다.
“시우 오빠, 나 정말 무서워요. 조금만 더 같이...”
박시우는 걸음을 멈추고 송희정의 손을 내려다보며 짜증이 가득한 말투로 명령했다.
“송희정, 그만해.”
송희정은 손을 살짝 떨더니 결국 소매를 놓았다.
송희정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눈빛에는 깊은 상실감과 서운함이 담겨 있었다.
박시우는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갔다.
곁에서 잠자코 있던 진민아가 급히 다가가 송희정을 달랬다.
“희정아, 박 대표님이 적어도 경호원을 붙여줬잖아. 너무 걱정하지 마.”
하지만 송희정은 그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멍하니 박시우가 떠난 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이 조용히 송희정의 볼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왜... 왜 항상 이러는 거야...”
송희정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말투에는 씁쓸함이 가득 묻어났다.
진민아는 한숨을 내쉬며 송희정의 어깨를 가볍게 도닥였다.
“희정아,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좀 쉬자.”
송희정은 대답 대신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두 손을 꽉 쥐었다.
박시우가 이런 태도를 보인다면 송희정도 더 이상 봐주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서예은, 네가 이긴 줄 알았지? 두고 봐. 진짜 쇼는 지금부터니까.’
한편, 박시우가 차에 올라타자 운전기사가 공손히 물었다.
“대표님, 집으로 가시겠습니까?”
박시우는 시계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꽤 늦었기에 본래 예정된 회식은 부하 직원에게 맡기기로 했다.
박시우는 시트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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