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가끔은 옆에서 누가 말해주는 것보다 직접 겪어보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 이건 유채하도 통감하는 부분이니 비겁한 서현우는 더 그럴 것이다.
[시스템 경고: 정해진 시나리오를 이탈했습니다. 지금 바로 서현우에게 사과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세요]
“싫은데?”
유채하의 말은 군더더기 하나 없었다.
“임무를 완성하고 싶다면 닥치고 가만히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시스템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경보음을 울리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유채하가 신경 쓰지 않자 전기 충격과 같은 징벌로 협박했지만 유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결국 시스템도 포기하고 잠잠해졌다. 유채하를 통해 임무를 완성해야만 하는 시스템은 유채하가 협조하지 않으면 아무 방법이 없었다.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은 빠른 속도로 학교에 퍼져나갔고 끝내 서현우는 검사받으러 끌려갔다.
서현우가 다시 유채하를 찾았을 때 후자는 눈을 지그시 감고 의자에 기대앉아 휴식했고 옆에 앉은 강이현은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열심히 까고 있었다.
이에 화가 치밀어오른 서현우는 얼굴이 후끈 달아올라 성큼 앞으로 다가갔다.
“너 뭐 하자는 거야?”
강이현이 서현우를 힐끔 쳐다보더니 차갑게 경고했다.
“휴식 방해하지 마.”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허공에서 불꽃이 튀는 것만 같았다.
가까이 다가간 서현우는 그제야 강이현이 까고 있던 것이 리치라는 걸 알아챘다. 껍질을 까서 접시에 놓아주는 것도 모자라 씨까지 친절하게 제거해 주는 게 눈에 너무 거슬렸다. 서현우는 이래도 유채하가 눈을 뜨지 않자 손을 내밀어 잡아당기려고 했지만 강이현이 한발 먼저 서현우의 손목을 잡았다.
“휴식 방해하지 말라는 소리 안 들려?”
강이현이 딱딱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다른 손에는 갓 껍질을 깐 리치가 들려있었는데 과즙이 손을 타고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천천히 눈을 뜬 유채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도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강이현, 그 손 놔.”
이를 악물고 있던 서현우가 강이현을 조롱하려는데 강이현이 순순히 손을 놓아주고는 다시 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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