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선우진은 경멸스럽게 눈을 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가 촌스럽단 말인가요?”
“평안하고 순탄하길 바라는 뜻이잖아요. 재앙도 화복으로 바뀌는, 얼마나 좋은 의미인가요.”
강희진은 입을 삐죽이며 말하였다. 그 말에는 그녀의 마음 깊숙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부귀영화를 바라지도 않았다. 다만, 아무 탈 없이 평안하게 살고 싶었을 뿐.
“마마.”
뒤에서 시종이 조심스레 불렀다. 그제야 강희진은 스스로의 무례함을 깨닫고는 허리를 급히 숙였다.
“어서 저 말과 친해지는 것이 좋겠군. 앞으로 닷새 동안 너와 함께 지낼 테니.”
선우진은 담담히 말을 던지곤 망설임 없이 돌아서 걸음을 옮겼다.
강희진이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선우진의 뒷모습은 이미 멀어지고 있었다.
오늘따라 그의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평소 같았으면 방금 같은 말투에 벌을 주지는 않더라도 꾸중쯤은 들었을 터인데.
정신을 가다듬은 강희진은 시선을 옆의 조랑말에게 돌렸다.
“평안아, 평안아.”
그녀는 웃으며 부드럽게 불러보았다.
평안이라 이름 붙은 말은 순하게 고개를 떨구며 그녀의 손길을 그대로 받아주었다. 그 모양이 어찌나 예쁜지 강희진은 연신 그 머리를 어루만졌다.
“언니, 말 한번 타 볼래요?”
봉희설이 말을 타고 달려와 그녀 앞에 섰다.
강희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평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내 가볍게 말등에 오르며 안장을 잡았다.
“저기! 우리 저쪽으로 가봐요!”
봉희설은 손가락으로 멀리 들판 너머를 가리켰다.
강희진은 다리로 말의 옆구리를 조이며 살짝 고삐를 당겼다. 평안은 명령을 받은 듯 앞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갔다.
봉희설도 그 뒤를 따라붙으며 둘은 웃음소리를 연달아 터뜨렸다. 맑고 경쾌한 웃음소리는 들판에 은방울처럼 퍼졌다.
정말이지, 이렇게 가슴이 시원한 건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강희진은 온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평안아, 좀 더 빨리!”
그녀는 크게 외쳤다.
마치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평안은 더욱 속도를 내어 들판을 달렸다.
그 모습을 멀리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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