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2화
허은희는 고개를 들어 강부겸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십니까?”
강부겸은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고맙다.”
허은희는 눈가를 훔쳤다.
“희진이가 입궁한 후부터 줄곧 네가 나를 보살펴 주지 않았느냐. 먹을 것도 가져다주고 따뜻한 이불도 챙겨주고.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벌써 저들에게 고통받다 죽었을 거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희진이도 곧 작은어머니를 모시러 오실 터인데, 어찌 그런 험한 말씀을...”
강부겸은 황급히 말을 이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쾅 소리와 함께 문이 억세게 열렸다.
허은희와 강부겸은 깜짝 놀라 동시에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뒤이어, 우르르 몰려든 하인들이 순식간에 두 사람을 포위했다.
“강부겸?”
진홍월은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마님.”
강부겸은 몸을 일으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진홍월은 그를 쏘아보며 바닥에 놓인 찬합을 눈으로 훑었다.
“내가 이 천것이 이런 구석에서 썩으면서 어찌 갈수록 살만 뒤룩뒤룩 찌나 했더니, 네놈이 몰래 먹을 것을 갖다 바친 게로구나?”
“단지 남은 음식일 뿐입니다. 버리기에는 아까워서 그랬을 뿐인데...”
강부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찰싹 소리와 함께 진홍월의 손이 그의 뺨을 후려쳤다.
뺨이 화끈거리는 고통에 그는 현기증을 느끼며 뒤로 휘청거렸다.
“아깝거든 길거리에 널린 짐승들이나 줘 버려!”
진홍월은 매섭게 꾸짖었다.
“내 명이 없이는 그녀를 함부로 찾아오지도, 물건을 들여보내지도 말라 일러두지 않았더냐?”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목소리를 높여 질책했다.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하인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런데 네 놈이 어찌 감히!”
진홍월은 강부겸을 잡아먹을 듯 쏘아보았다.
“이 일은 저 아이와 상관이 없습니다. 모두 소첩의 잘못이오니, 벌을 내리시려거든 저에게 내리십시오.”
허은희가 나서서 강부겸을 감쌌다.
“그리 말하니 좋다. 마침 네 천한 딸년이 나를 건드렸으니 예전 일이며 이번 일이며 다 함께 따져주마.”
진홍월은 냉소를 날렸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인 하나가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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