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3화
“너, 너…“
강주선은 숨이 턱 막히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무슨 일이든 말씀만 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제 곁에 있는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는 일이라면... 그건 아무리 그래도 안 되죠.”
강희진이 드물게 진지하게 설명했다.
강주선이 자신을 도왔다는 사실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 정을 핑계로 그를 이용하는 건 도리에 어긋났다.
“고맙습니다.“
짧게 인사한 뒤 강희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스치듯 지나쳤다.
“허 참,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람!”
준이가 이를 악물며 강주선 편을 들었다.
“도련님, 방금은 좀 더 강하게 나가셨어야 했습니다! 장부는 꼭 되찾아오셨어야죠!”
“네 이놈, 어디서 큰소리냐!”
강주선이 손가락으로 준이의 이마를 툭 쳤다.
장부는 애초에 강희진에게 주려던 것이었다.
“오늘 이 은혜를 기억해서라도 설이 아씨 앞에서 내 편 좀 들어주면 좋겠군.”
강희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주선이 중얼거렸다.
방으로 돌아오자 강희진은 곧바로 오윤초를 불러 장부를 펼쳐 들고 하나하나 대조했다.
그러다가 아니나 다를까 의심했던 부분에서 결국 허점을 찾아냈다.
“기씨 가문은 매번 금일전방에 돈을 맡겼다가 꼭 보름이 지나면 그만큼 다시 찾아가더군요. 이런 식으로 반복한 것이 벌써 2년이 넘었어요.”
오윤초가 장부를 살펴보다 눈빛을 빛냈다.
“그리고 그때마다 찾아간 액수는 지난 2년간 예조가 경성 상인들에게 걷어간 상세와 아주 비슷합니다.”
강희진도 장부 위를 손끝으로 짚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눈을 마주치자 더 말할 것도 없이 모든 게 명확해졌다.
“폐하께서 돌아오시면... 그때 정식으로 아뢰자.”
강희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마.”
오윤초가 막 입을 열려던 찰나 문밖에서 하인이 목소리를 높였다.
“밖에 어떤 하인이 찾아왔는데 기씨 가문 아씨 곁에서 시중 들던 자라 합니다.”
강희진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이 시각에, 그것도 저리 급하게 찾아왔다면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속으로 상황을 재빨리 가늠한 뒤 강희진은 곧장 입을 열었다.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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