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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그런데... 강희진이 나한테 화가 단단히 났단 말이야. 엄청나게 화를 냈어...” 강주선은 입을 삐죽이며 억울한 기색으로 투덜거렸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강부겸의 원래 온화하던 표정이 잠시 흐려졌고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강주선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련님, 너무 마음 쓰지 마십시오. 희진이는 마음이 곱고 너그럽잖습니까. 도련님께 오래 노여움을 품을 아이가 아니니...” 하지만 강주선은 여전히 그날 강희진이 자기를 나무랐던 말을 반복해서 중얼댔고 강부겸은 더 이상 말없이 그 곁을 지나쳐 동쪽 사랑채 뒤편의 나뭇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서 허은희가 잠자리에 들려 하고 있었고 문 여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문간을 바라봤다. “부겸이냐? 이 밤중에 어쩐 일이냐?” 강부겸인 것을 확인하자 허은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내일 새벽이면 작은어머니께서 궁으로 드실 터라 그때는 인사드릴 겨를이 없을 것 같아 지금 들렀습니다. 작별 인사라도 드리고 싶어서요.” 강부겸은 공손한 말씨로 다정하게 허은희 곁에 앉았다. “부엌을 뒤져보니 남은 게 별로 없더라고요. 겨우 반병 남은 찻물하고 식은 찐빵 하나 겨우 찾았습니다. 허술하지만 작은어머니께서 괘념치 마시길 바랍니다.” 그는 품속에서 조심스럽게 보자기를 꺼내며 말했다. “내가 그걸 어찌 싫다 하겠냐. 이 오랜 세월 동안 너도 나도 그리고 희진이도 너 한 입 나 한 입 나눠 먹던 그 찐빵으로 버텨냈는데...” 이별을 앞두고 정승댁에서 함께 지낸 세월이 떠오른 허은희는 감회가 깊은 듯했다. “그러게요.” 강부겸은 슬며시 웃었다. “그래도 이제 희진이가 큰 자리를 얻었으니 작은어머니께서도 궁에 들어가시어 좀 더 편히 사시게 됐습니다.” 그는 익숙한 듯 찐빵을 반으로 갈라 큰 쪽을 허은희에게 내밀었다. “궁이라는 데가 그런 곳이 아니지. 암투에 음모에... 희진이도 마음 편히 지내진 못할 게야.” 허은희는 딸을 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정승댁보단 나을 겁니다.” 강부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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