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385화

“원주야!” 강신우가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둘째 도련님께서는 어서 자리에 앉으시지요.” 강희진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허은희가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뒤 강씨 가문에 대한 그녀의 원한은 더욱 깊어졌다. 강주선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 해도 그 역시 진홍월의 자식인 이상 결코 무관하진 않았다. 강희진이 단호한 태도를 보이자 강주선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조용히 제 자리에 앉았다. “아버지, 다 모였습니다. 이제 무슨 일로 이렇게 다들 불러 모으셨는지 들려주시지요?” 강원주는 궁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재촉했다. “전엔 눈이 많이 와서 희진이의 어미를 부득이하게 뒷마당에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눈도 그치고 날도 풀렸으니 장례를 어찌 치를지 논해야 하지.” 강상목이 천천히 입을 열며 근엄한 가장의 태도를 보였다. “장례는 무슨 장례예요. 뒤뜰에서 바로 관 짜서 뒷산에 묻으면 되죠, 무슨 호들갑입니까. 영감, 그 여자는 그냥 종년이었습니다.” 진홍월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도 희진이의 친어머니잖습니까. 그리 홀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강주선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냐? 설마 귀비마마 생모 장례처럼 성대한 예를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냐?” 진홍월은 입꼬리를 비틀며 강희진을 훑어보았는데 그녀의 눈빛은 차갑고 모진 조롱이 가득했다. “오라버니, 오늘은 왜 강희진의 편을 드십니까?” 강원주도 눈을 치켜뜨고 거들었다. “제 어머니는 제 손으로 서경 마을에 모셔 드릴 겁니다.” 강희진은 시끄러운 웅성거림에 이마를 짚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 집안 사람들의 설전이 지긋지긋했다. “안 된다.” 진홍월이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서경 마을은 경성에서도 한참 떨어졌는데 가려면 꼬박 하루는 걸린다. 누가 그 고생을 같이 하겠니? 게다가 너까지 따라갔다가 혹여 폐하께 눈에 띄기라도 하면 어쩔 셈이냐? 네가 죽고 싶은 건 알겠는데 괜히 우리 원주까지 끌어들일 생각은 말아라.” 그녀는 강원주의 일이라면 늘 그토록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