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15화
조엄화가 시큰둥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너희 엄마한테는 조백림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놓고, 오늘 누가 너 호텔에서 나오는 걸 봤다더라? 그럼 거짓말한 거 아니냐?”
유정은 무의식적으로 유신희 쪽을 바라보자, 조엄화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그거 우리 신희가 그런 게 아니야.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어머니한테 보낸 거야. 이젠 이 사실이 밖으로 다 퍼져나갔어! 우리 집안이 망신을 당했다고!”
어이없는 말에 유정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호텔에서 묵었다고 망신이에요? 숙모, 참견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닌가요?”
신화선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유정아, 가족이니까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서은혜도 곧바로 나무랐다.
“성질 좀 죽일 수 없어? 왜 이렇게 욱하는 거야?”
유정은 짧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면 엄마 말은, 누가 날 괴롭혀도 웃으면서 괴롭힘을 당해라는 거예요?”
유정의 뼈 있는 말에 조엄화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누가 널 괴롭혀? 다들 널 걱정해서 그러는 거잖아! 넌 참, 성질 하나는 폭탄 같아서 건드리기만 하면 터지네!”
“엄마.”
신희가 조엄화의 팔을 살짝 당기며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화내지 마시고 언니 얘기부터 들어보세요. 혹시 언니가 호텔에 묵은 데도 이유가 있었던 거 아닐까요?”
신희는 따뜻한 눈빛으로 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니, 혹시 사장님이랑 싸운 거예요? 아니면 호텔에 머물면서 누굴 미행하거나 증거라도 잡으려는 거였어요?”
그 말에 거실 안은 순식간에 드라마 한 편이 머릿속에 재생되는 분위기가 되었다.
유정이 백림과 싸웠고, 의심이 들어서 백림이 다른 여자와 몰래 만나는 걸 잡기 위해 호텔에 묵었다는 시나리오였는데, 꽤 그럴듯해 보이기도 했다.
유정은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신희는 정말 상상력이 풍부한 게 드라마 작가를 해도 되겠네. 별일도 아닌 호텔 투숙 하나 가지고 드라마 한 편 뚝딱 만들었잖아!”
그러나 신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언니가 말을 안 해주니까 우리도 추측만 할 수밖에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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