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43화
“응.”
백림이 알 듯 말 듯 한 여운이 담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기다릴게.”
그러나 유정은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번엔 백림이 굳이 졸라대지 않아도, 유정은 자연스레 남자의 품 안에서 스르르 잠들었다.
따듯한 체온에 자연스레 이끌리듯 바싹 다가가 가장 편한 자세를 찾아내듯 안겼다.
날이 막 밝을 무렵, 유정은 눈을 떴고, 희미한 눈빛으로 여전히 깊은 잠에 빠진 백림을 바라봤다.
잠든 백림의 얼굴은 평온하고 아름다웠다.
아침 햇살을 받은 잘생긴 얼굴이 마치 양귀비꽃처럼 위험하고도 치명적인 매력을 풍겼다.
이때 백림이 갑자기 손을 들어 유정의 뺨을 어루만지면서, 눈을 감은 채, 중얼거리듯 말했다.
“잘생겼어? 맘에 들어? 너무 좋아서 사랑에 빠졌나?”
유정은 몰래 바라보다 들킨 민망함에 잠시 멈칫했지만, 금세 담담하게 웃었다.
“그렇게 쉽게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거야?”
백림은 길고 가느다란 눈을 뜨며, 눈빛이 번뜩이고는, 낮게 웃으며 말했다.
“사랑이라는 건 원래 한순간에 시작되는 거니까.”
유정은 깨달은 듯 중얼거렸다.
“그래서 조백림 씨는 그렇게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던 거네.”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들은 백림은 다시 나른하게 눈을 감았다.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듯, 평소의 경계심과 가식은 온데간데없었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있는지.”
낮게 말하는 백림에 유정이 조용히 물었다.
“본인도 모를 만큼이야?”
백림은 유정을 꼭 끌어안으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있을 때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 사는 게 피곤한데, 꼭 모든 걸 따져야 해?”
유정은 이마를 백림의 단단한 가슴에 대고 한동안 침묵했다가, 아주 작게 말했다.
“난 너랑 달라. 좋아하면, 진심으로 좋아해. 사랑은 나한테 있어서 평생을 건 일이거든.”
백림은 눈을 감은 채 이마를 찌푸렸다.
“근데, 만약 잘못된 사랑을 하게 된다면?”
유정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답했다.
“그러면 다음 사랑을 찾아야지!”
그 말에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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