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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3화

조백림이 고개를 들어 한 번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가짜예요. 돈이 되는 게 아니거든요.” 진기호가 씻어 온 체리를 들고 다가와 진열장 위의 골동품을 바라보며 하나를 들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진짜 같은데요? 만약 가짜라면, 너무 정교해서 진짜처럼 보이잖아요!” 이때 전소은이 체리를 베어 물며 말했다. “오빠가 뭘 안다고 그래?” 기호가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골동품 수집을 좋아하셔서, 나도 국내외 박물관을 꽤 많이 다녀봤어. 그래서 조금은 알지.” 이에 소은이 금세 목소리를 높였다. “아저씨가 골동품 좋아하신다면, 오빠 집에도 골동품 진짜 많겠네?” 기호는 겸손하게 웃었다. “그건 아니야. 아버지가 그냥 취미로 좋아하시는 거지. 근데 이런 건 돈이 많이 들어서 아무나 못 해.” 소강희도 함께 책장에 진열된 물건들을 구경하며 말했다. “그래도 아버지 진짜 대단하시네요!” 기호는 진열대 위에 있는 당삼채 도자기 말 한 점을 보고는 놀란 듯 말했다. “이게 진짜라면, 수백억은 할 거야!” 이에 기호는 보면 볼수록 진짜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소은이 확신에 가득 차서 말했다. “그러면 가짜지!” “왜 그렇게 생각해?” 기호의 질문에 소은은 웃으며 말했다. “생각해 봐. 진짜라면, 집주인이 이렇게 비싼 걸 거실에 두겠어? 그리고 이 집을 임대까지 해주겠냐고?” 기호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자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별장을 둘러보았고, 주방에서는 음식이 거의 다 준비되어 가고 있었다. 밖의 정원 풍경이 좋긴 했지만 날씨가 추워서, 사람들은 결국 안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다들 자리에 앉자, 맛과 향, 색까지 고루 갖춘 요리들이 하나씩 차례로 나왔다. 요리사는 손님들에게 음식 이름과 사용된 재료를 설명해 주며, 알레르기나 기피 식재료가 있는지 확인해 주자, 소은은 신이 나서 웃으며 말했다. “서비스 진짜 끝내주네!” 강희는 조백림을 향해 고마운 눈빛을 보냈다. “이렇게 좋은 곳 소개해 준 미스터 임 덕분이죠.” 백림은 담담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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