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57화
두 노인은 서정후의 말에 피식 웃었지만, 굳이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았다.
돌아오는 길, 운전대는 유정이 잡았다. 조백림은 셔츠 소매가 조금 구겨져 있었고, 눈가에는 피곤함이 엿보였다.
유정이 강성을 떠난 뒤, 백림이 제대로 잠든 날이 없자, 유정은 미안한 듯 말했다.
“많이 고생했어.”
백림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이면 몰라도, 네가 나한테 그런 말 하냐?”
“그런 뜻 아니야.”
유정은 전방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냥 안쓰러워서.”
이에 백림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백림은 몸을 옆으로 틀어 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호텔로 가자. 방 아직 안 뺐어.”
유정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한 손으로 그의 얼굴을 밀어내며 말했다.
“조백림, 머릿속에 다른 생각은 없냐고!”
백림은 창밖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남자에게는 다른 생각은 없고 오직 유정뿐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아프기도 하지만, 서로의 마음이 닿은 기쁨은 그 모든 고통을 백 배로 상쇄시킨다. 그래서 사랑은 사람을 홀리고, 빠지게 만든다.
오후가 되어 서정후가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
유정은 혹시 주칠강의 상태가 나빠진 줄 알고 급히 물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서정후는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정윤이가 돌아왔대. 주칠강이 좀 나아지면 바로 해외로 모시고 간다더라.”
유정은 곧 서정후의 심정을 이해했다.
평소 함께 장기도 두고 술도 나누던 친구가 갑자기 떠나게 된다는 건, 노년의 외로움 속에선 큰 이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나이 또래의 작별은, 종종 마지막 작별이 되기도 하니까.
유정은 서정후의 손을 꼭 잡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이모도 아버지를 혼자 두는 게 마음에 걸렸겠죠. 이젠 함께 살 수 있으니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서정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아.”
유정은 장난스레 물었다.
“그럼 할아버지는 어때요? 강성 가서 엄마랑 같이 지내실 생각 없어요? 강성 기후도 경성보다 훨씬 좋고, 요즘 그쪽으로 이사 가는 분들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