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67화
대략 삼십 분쯤 더 지났을 무렵, 응급실 위의 붉은 불빛이 꺼졌고, 조백림이 급히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함께 대기하던 가족들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백림을 따라갔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수술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의사가 나와 서은혜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죄송해요. 저희는 최선을 다했는데, 강한 충격으로 인해 환자의 뇌와 심장이 심각하게 손상됐고, 과다출혈까지 겹쳐서 결국 사망하셨어요.”
의사의 말에 복도는 숨소리조차 멎었다. 서은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의사를 바라보며 온몸을 떨었다.
“우리 유정이는요? 우리 애는요?”
의사는 안타까운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정말 죄송해요.”
그 순간 서은혜는 눈앞이 캄캄해졌고,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사람들이 황급히 달려들어 그녀를 부축했다. 유탁준이 서은혜를 끌어안았지만, 그 역시 충격으로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한 표정만 지었다.
조백림은 큰 걸음으로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고, 침대 위엔 유정이 누워 있었다.
기계는 이미 직선 신호를 내고 있었고, 간호사가 흰 천을 조심스럽게 그녀의 몸 위로 덮으려는 중이었다.
유정의 얼굴에서 피는 깨끗이 닦여 있었지만,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 그저 눈을 감고 조용히 잠든 듯한 얼굴이었다.
백림의 심장은 함께 멈춰버린 듯했다. 남자는 간호사를 밀치고 유정의 손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밀려온 절망과 무력감에 온몸이 떨렸다.
“유정아, 눈 떠봐.”
“가지 마. 어떻게 나 혼자 두고 갈 수 있어?”
“유정아, 제발 눈 좀 떠봐. 부탁이야.”
간호사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막아섰다.
“보호자분, 진정해 주세요.”
“죽지 않았어요. 유정이는 아직 안 죽었어요. 다시, 다시 해주세요. 제발요!”
백림은 간호사의 팔을 붙잡고 매달렸다.
가녀린 팔을 짓이기듯 움켜쥐며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마지막으로 붙든 부표처럼 절박했다.
“그냥 다시 한번만, 다시 해봐요. 제발요. 이대로는 안 돼요.”
간호사가 놀라 비명을 지르자 의사가 뛰어 들어왔다.
“보호자분,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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