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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9화

유정은 웃음기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거, 한 그릇 다 마셔야 해!” 불과 며칠 사이, 주백림은 눈에 띄게 수척해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정선숙 아주머니는 주윤숙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이 둘, 사이가 더 깊어진 것 같아요. 설 지나고 진짜 결혼식 올리게 될 것 같아요.” 주윤숙도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준비해 둬야겠어요.” 잠시 뒤, 양가 어르신들도 모두 병실로 모였다. 서은혜는 문을 열고 들어오며 통화 중이었다. “유정이 정말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수화기 너머로 서정후의 다급한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괜찮다면서 왜 계속 네가 전화를 받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 솔직히 말해!] 며칠 전 유정이 강성에서 안부 전화를 한 이후, 서정후는 두 번이나 전화했지만 그때마다 서은혜가 대신 받았다. 유정이 바쁘다거나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갔다는 변명뿐이었다. 서정후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고, 결국 참지 못하고 따져 물은 것이다. 이에 서은혜는 당황하며 말했다. “알았어요, 알았어. 지금 바꿔줄게요!” 그러고는 황급히 유정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눈짓으로 잘 말해라는 신호도 잊지 않았다. 유정은 마음속에 복받친 감정을 꾹 눌러 담고, 최대한 침착하게 전화를 받았다. “할아버지.” 수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가, 서정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대폰 좀 잘 챙겨 다녀라. 맨날 잃어버리고, 깜빡하고, 사람 걱정시키지 말고!] 유정은 입술을 꽉 깨물고는 얌전히 대답했다. “앞으로는 절대 안 그럴게요.” 서정후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너, 조백림이랑 데이트 중이었지?] 이에 유정은 소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역시 할아버지는 다 아시네요.] 서정후는 호탕하게 웃었다. [괜찮으면 됐어. 요 며칠 괜히 불안해서 잠도 안 오더라. 조백림한테 말 좀 해줘. 바둑 연습 잘하라고. 나중에 또 한 판 두자고.] “네, 꼭 전할게요.” 전화를 끊은 유정은 손으로 눈가에 맺힌 눈물을 살짝 훔쳤다. 자신의 휴대폰에는 이미 쏟아지는 메시지 알림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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