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75화
연희가 차갑게 웃었다.
“생각해 봐. 내가 지금 이렇게 화가 나서 충동적으로 소희를 찾아가서 말한다면 어떨까?”
“구택이 우리 편은 안 들어주고 백구연만 두둔했다고 하면, 소희가 가만두겠어? 두 사람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겠어?”
소희는 지금 아이를 가진 몸이었기에 청아는 등줄기가 싸늘해졌다. 그러고는 표정이 굳으며 낮게 말했다.
“역시 백구연, 만만치 않네.”
구연은 단순히 가정사만 알아낸 게 아니었다.
연희가 허홍연을 조사할 거라는 것도, 그리고 구택을 직접 찾아갈 거라는 것까지 내다본 셈이었다.
연희 얼굴에도 진지함이 스쳤다.
“그 여자가 너를 조사했고 나까지 파악했어. 모든 게 맞물려 우리를 함정에 빠뜨린 거야.”
“우리가 소희를 찾아가면 둘 사이에 불신이 생기고, 안 찾아가면 구택 씨 눈에는 우리가 괜히 소희를 위해 시끄럽게 한 걸로 보이겠지.”
“그러면 오히려 구택 씨는 구연을 더 믿게 되는 거야.”
연희는 냉소를 흘렸다.
“내가 백구연을 얕봤어.”
처음에는 그냥 외국에서 들어온 재능만 믿고 조금 영리한 척하는 아가씨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진짜 힘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내 청아의 눈빛이 무거워졌다.
“구연은 우리를 샅샅이 파악했는데,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어.”
임씨 그룹에서 구연은 단기간에 칼리를 대신해 구택 옆의 핵심 비서가 되어 있었다.
만약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해 온 것이라면, 정말 두려운 인물이었다.
연희의 눈매가 싸늘하게 빛났다.
“적어도 오늘 확실해진 게 하나 있어. 저 여자는 선한 마음으로 온 게 아니라는 거야.”
게다가 구연의 기질은 소희와도 닮아 있었고, 이걸 우연이라고 하기엔 석연치 않았다.
청아는 단호히 말했다.
“나는 못 믿겠어. 소희와 구택 씨 사이를 구연 씨가 갈라놓을 수 있다고는.”
소희와 구택의 감정을 자신은 쭉 지켜봐 왔다.
그랬기에 그 사이에 끼어들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연희는 여전히 비웃으며 눈에 오만한 기운을 띄었다.
“좋아, 그럼 두고 보자. 앞으로 무슨 수를 쓰는지. 여긴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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