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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6화

소희의 눈매가 맑고 단정했다. “두 아이를 위해 우정 열쇠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어. 예쁘지?” 소희가 화판을 구택에게 내밀자 남자는 진지하게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또한 눈빛이 반짝이며 기쁨이 가득 번졌다. “예쁘네.” 구택은 한참 바라보다가 화판을 챙겨 두고 소희의 어깨를 잡았다. “이제 일어나. 이렇게 계속 앉아 있으면 안 돼.”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외투를 건네주며 벤치에서 내려섰다. 구택은 한 손에 화판을, 다른 손으로는 소희의 손을 꼭 잡고 산길을 따라 걸었다. 멀리 뛰놀던 설희와 데이비드가 소희 쪽에서 나는 기척을 듣고 숲속을 헤치며 달려왔다. 그러고는 구택을 발견하자마자 급히 속도를 늦추고 두 사람 주위를 신나게 맴돌았다. 예전의 설희는 소희에게 달려들곤 했지만, 구택에게 단단히 혼이 난 뒤로는 아무리 뛰놀아도 소희 곁은 조심스레 비켜갔다. 구택은 긴 손가락으로 소희의 손을 꼭 잡은 채 물었다. “오늘 도씨 저택엔 안 갔어?” 소희는 고개를 살짝 들어 눈매 고운 얼굴을 드러냈다. “내일 가려고. 오늘은 늦게 일어났거든.” 두 사람은 잠시 걸음을 옮기다가 다시 길가의 벤치에 앉아 쉬었다. 해가 저물며 산길의 철제 가로등 하나둘이 켜졌다. 화려한 무늬가 길 위에 드리워져 마치 꽃길이 이어진 듯했다. 구택은 소희를 자기 무릎 위로 안아 올렸다. 그러고는 소희의 얼굴을 손끝으로 집듯이 만지며 고개를 기울여 입술을 맞췄다. 소희는 눈을 감자 귓가에는 바람이 스치고 나뭇잎이 사각이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세상은 고요했고, 구택의 입맞춤은 부드러우면서도 조금은 조급했다. 구택은 소희의 입술을 오래도록 탐하다가 서서히 멈추고, 입가에 머문 채 손바닥을 여자의 배 위에 얹었다. 이윽고 저음으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기에 우리 아이가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와. 소희야, 난 이 아이가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 소희는 구택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기댄 채 눈빛을 가득 머금었다. “곧 만나게 될 거야.” 구택은 다시 소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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